‘중졸 학력’ 병사만 1만명, 육군 “검정고시 적극 지원”

수도군단, 검정고시 과정 32명 전원 합격, 24일 졸업식
  • 등록 2013-05-24 오전 11:24:37

    수정 2013-05-24 오전 11:24:37

훈련 중인 육군 병사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최선 기자] “이제야 저를 학교에 보내주지 못해 미안해 하시던 어머니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쁩니다.”

육군 수도군단 조래준(25) 일병은 중학교 졸업장만을 갖고 군에 입대해야 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아버지의 회사가 부도났고, 부모님은 이혼했다. 삼촌 집에 얹혀사는 형편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어야 했던 것이다.

조 일병은 제대 후가 막막했다. 그러던 중 부대 내에 ‘충의학교’라는 검정고시 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부대의 도움으로 고졸 검정고시를 준비하던 그는 최근 시험에 합격했다. 대학 경영학과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육군은 24일 육군 수도군단에서 2013년 전반기 검정고시 합격자 32명을 대상으로 충의학교 졸업식을 연다고 밝혔다. 이날 졸업식에는 조 일병을 비롯한 병사들과 함께 공부했던 김경례(64·여)씨 등 지역주민 만학도 4명도 함께 졸업장을 받는다.

이들은 군의 지원을 받아 학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군은 병사 한 명당 총 8개 과목 교재와 877개의 동영상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각 부대별로는 학습 멘토링을 맺고, 학습동아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병사를 위한 검정고시 지원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추진됐다.

육군에 따르면 고졸 미만 학력으로 입대한 병사는 지난 2008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8년에는 고졸 미만 학력을 가진 병사가 4460명 입대했지만, 지난해는 6207명이 군 복무를 시작했다. 올해는 병사 총 9552명이 고졸미만의 학력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사업을 시행한 후에 매년 검정고시 합격 병사도 늘고 있다. 지난 2010년에는 3037명이 합격한 뒤로 2011년 3822명, 2012년 5049명이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됐다. 올해는 더 많은 병사가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육군은 예상하고 있다.

이순진 수도군단장(중장)은 “군에서 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라며 “졸업식을 배움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자세로 도전해 각자의 꿈을 이루고 받았던 도움을 어려운 후배들에게 베풀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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