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첫선을 보인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하루 70만개씩 팔린다. 작년 한 해 2억4000만개가 팔렸고, 출시 이후 현재까지 25억개가 팔려 나갔다. 그동안 팔린 바나나맛 우유는 총 60만t으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쿠아리움 수족관을 260번 채울 수 있는 양이다. 2004년 가공 우유로서는 최초로 ‘한 해 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이름을 올린 바나나맛 우유는 작년에도 1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변함없는 모양과 맛
부침(浮沈)이 심한 식음료 부문에서 바나나맛 우유가 32년 동안 브랜드를 유지하며 인기를 누려온 비결은 무엇일까? ‘변함없는 항아리 모양의 용기에 한결같은 맛, 트렌드를 읽는 마케팅 전략’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바나나맛 우유는 처음 나올 때에 비해 비타민 D·E가 첨가됐지만 맛은 변화가 없다. 용기의 항아리 모양과 크기(240㎖)는 32년 전 그대로다. 용기에 쓰인 ‘바나나맛 우유’라는 로고 디자인만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신세대를 공략하는 감성 마케팅을 추가
바나나맛 우유에 시련이 닥친 것은 1980년대 후반이었다. 젊은 층에서 바나나맛 우유는 ‘오래된 이미지’에 ‘아이들이나 마시는 우유’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1990년대 초, 빙그레 바나나 우유가 트레이드마크인 항아리 모양의 용기를 고집하는 동안 다른 회사들은 각양각색의 패션 용기를 앞다투어 내놓으면서 젊은 층을 끌어갔다. 1990년대 중반 바나나맛을 낸 경쟁 제품이 매출 100억원대를 기록하며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를 쫓아왔다. 빙그레는 유행을 따라가느냐, 전통을 이어가느냐의 갈림길에 놓였다.
바나나맛 우유가 전통을 중시한다고 해서 유행에 둔감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빙그레는 지난 3월 기존의 바나나맛 우유와 별도로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젊은 층을 겨냥, 지방 함량을 기존 가공 우유의 절반 아래로 낮춘 ‘바나나맛 우유 라이트’를 내놓았다.
빙그레 마케팅실 이창엽 상무는 “전통의 맛과 품질은 최대한 지키면서 장기적으로 바나나맛 우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