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후보 단일화 난항…서울은 보수, 경기는 진보진영이 분열

서울지역 이주호·조전혁·조영달 후보 간 비방전 격화
이주호 '사퇴' 배수진에 조전혁·조영달 후보 '냉담'
경기지역선 보수진영 임태희 후보로 단일화될 듯
진보진영 5명 후보 난립…“단일화 불가능” 관측도
  • 등록 2022-05-05 오후 3:36:49

    수정 2022-05-05 오후 9:12:42

지난 3월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 중도·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토론회에서 박선영(오른쪽 두번째) 21세기교육포럼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 이대영 전 서울교육청 부교육감, 박선영 21세기교육포럼 대표, 최명복 전 서울시 교육의원. 이날 조영달 서울대 사범대학 교수는 토론회에 불참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정재훈 기자] 다음달 1일 치러질 전국 교육감 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수도권 지역 후보 단일화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에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보수진영 후보 간 비방전이 격해지는 등 단일화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반면 경기도에선 진보진영에서 5명의 예비후보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난립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교육감 보수후보 간 공방 치열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에선 보수진영 예비후보 간 공방전이 치열하다. 오는 12~13일 본후보 등록까지 일주일 정도 남은 가운데 이주호(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조전혁(전 국회의원)·조영달(서울대 교수) 예비후보 간 비방전이 오가고 있다. 이주호 예비후보는 지난달 서울교육감 출마를 선언한 뒤 ‘보수후보 재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보수 후보 간 재단일화에 합의하면 본인이 사퇴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조전혁·조영달 예비후보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영달 예비후보는 “이주호 예비후보는 조건부 사퇴가 아닌 무조건 사퇴하라”며 “정치 쇼는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일축했다.

서울지역 보수후보 단일화가 처음부터 ‘진흙탕 싸움’이었던 것은 아니다. 작년 12월 공교육정상화네트워크·한국교육포럼·국민희망교육연대 등 3개 시민단체가 모여 교육감단일화추진협의회(교추협)을 발족할 때만 해도 ‘더 이상 서울교육을 진보진영에 맡길 수 없다’는 의지가 강했다. 당시 교추협 주도로 모인 보수 후보들도 단일화에 합의했다.

하지만 조영달 예비후보가 지난 3월 20일 단일화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독자 출마를 선언, 삐걱대기 시작했다. 이어 9일 뒤에는 박선영 예비후보(전 국회의원)가 경선과정의 불공정성을 제기하며 중도 이탈했다.

교추협은 결국 조전혁 예비후보를 보수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했지만 사실상 ‘반쪽 단일화’에 그치면서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출마를 선언했다. 이 예비후보는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를 성공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다른 후보들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결국 이 예비후보는 조전혁·조영달·박선영 예비후보가 재단일화에 합의하면 본인은 사퇴할 수 있다며 배수진을 쳤지만 여전히 보수진영 재단일화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예비후보는 6일부터 보수 후보 재단일화를 위한 단식투쟁에 돌입한다.

교육계에선 이대로 가면 조희연 교육감의 ‘3선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보수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조 교육감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3차례의 서울교육감선거에선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진영이 모두 승리했다. 2018년 교육감선거 때도 조 교육감이 단일화에 실패한 박선영(36.2%)·조영달(17.3%) 후보를 누르고 46.6%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2014년에는 문용린 전 교육부장관이 출마했지만 고승덕 후보와의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조희연(39.1%) 후보에게 교육감 자리를 내줬다.

경기교육감 진보진영 분열 양상

경기도에선 반대로 진보진영의 단일화가 진통을 겪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 보수진영에선 한경대 총장을 지낸 임태희 전 고용노동부 장관만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반면 진보진영은 박효진(전 전교조 경기지부장)·성기선(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김거성(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송주명(전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추진위원장) 등 5명의 예비후보가 난립한 상태다.

보수진영에선 이달주 전 태안초등학교 교장 등 보수 후보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임태희 예비후보가 단일후보로 출마할 공산이 커졌다.

반면 진보진영 5명의 예비후보는 여전히 단일화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경기교육혁신연대도 지난 2일 “진보진영 단일화 후보를 결정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냈다. 단일화 과정에도 총 5명의 예비후보 중 3명만 참여하고 있어 어렵게 단일화를 이뤄내도 나머지 2명의 후보와 다시 단일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의 교육계 한 원로는 “매번 교육감 선거 때마다 진보진영 예비후보들이 수월하게 단일화를 이뤘는데 올해는 보수·진보진영 간 단일화 양상이 반대로 펼쳐지고 있다”며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현 교육감의 불출마 선언에다 예비후보 중 누구 하나 도드라지는 인물이 없어 이런 상황이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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