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생체트럭 움직임 도와 허혈반응 촉진하는 단백질 규명

허혈반응 유도 통한 줄기세포 이식생착률 향상에 응용 기대
  • 등록 2019-08-15 오후 12:00:00

    수정 2019-08-15 오후 12:00:00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줄기세포의 이식 생착률을 높일 단서를 찾아냈다. 이식 시 산소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산화적 스트레스 등에 저항하는 데 관여하는 단백질을 규명한 것이다.
BICD1 조절이 줄기세포 허혈적응과 이식치료효과에 미치는 영향. (가) 허혈성 환경에서 BICD1의 생리학적 역할을 규명하기 위해 다양한 모델과 유전자 편집 및 조절 기술이 활용됐다. (나) 줄기세포 내 BICD1 발현을 억제했을 때 허혈환경에서 유도되는 HIF1α의 핵 내 비율은 감소했으며, (다) 해당과정으로 전환되는 세포의 속도는 감소했다. (라) 반대로 줄기세포 내 BICD1 발현을 증가시켰을 때 장시간 허혈환경에 노출된 줄기세포의 생존률은 감소했으며, (마) 동물모델에 줄기세포 이식 시 조직재생이 지연됐다. 그래픽=한국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은 한호재 서울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세포허혈적응 반응을 유도하는 한편 혈소판에서 분비되는 세포재생 유도 물질과 유사한 지질대사체(cP1P)에 의해 조절되는 미세소관 운송단백질의 역할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허혈적응은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허혈환경에 노출된 줄기세포가 산화적 스트레스로 인한 세포기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세포대사와 생리기능을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심근병증, 뇌졸중, 만성 신장병, 만성 퇴행성 관절염 등과 같은 질환에서 줄기세포 이식이 활용되지만 이식 시 세포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허혈성 손상은 이식 생착률을 저해하는 주된 요인이었다.

허혈유도인자(HIF1α)가 유전정보가 들어있는 핵 안으로 이동해 당 대사 조절이나 활성 산소종 축적 억제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을 깨우면서 손상에 저항하게 되는데 어떻게 허혈유도인자가 세포핵 안으로 이동하는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세포 내 물질 수송을 담당하는 생체트럭의 주요한 부품인 미세소관 운송단백질(BICD1)이 산소 공급 등이 원활하지 않은 환경에서 허혈유도인자가 핵으로 이동하도록 돕는 것을 알아냈다. 나아가 이런 미세소관 운송단백질의 활성을 연구진이 개발한 지질대사체(cP1P)로 조절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실제 허혈을 유도한 생쥐모델에서 생체트럭 부품을 결손시킨 줄기세포를 이식했을 때 치료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반대로 지질대사체(cP1P)를 병용 투여했을 때 줄기세포의 이식 생착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한호재 교수는 “이번에 규명된 BICD1의 생리학적 역할은 줄기세포의 허혈적응을 향상시키기 위한 치료제 개발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세포대사 조절효과가 확인된 cP1P는 새로운 줄기세포 치료 효능향상 물질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김선원 한국연구재단 차세대바이오단장은 “줄기세포에서 효과적인 허혈적응 반응을 유도하는 미세소관 운송단백질의 기능 규명은 향후 줄기세포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및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 ‘셀 데스 & 디지즈’(Cell Death & Disease)에 8월 5일 게재됐다. 앞서 ‘셀 데스 & 디퍼런시에이션’(Cell Death & Differentiation)에 지난해 11월 게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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