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임신성 당뇨병 여성, 당뇨병 발병 위험 8배 높아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비만인 여성이 임신성 당뇨병을 앓았을 경우 출산 후에도 당뇨병으로 진행될 위험이 정상인 여성보다 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2년부터 2012년까지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만과 ‘임신성 당뇨병’이 출산 후 당뇨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임신성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은 2003년 1만9799명에서 2012년 11만5646명으로 5.8배 늘었다.

비만·임신성 당뇨병과 출산 후 당뇨병 발병률의 상관 관계

출산 여성 중 임신성 당뇨병 진료율은 2003년 4.8%에서 2012년 25.4%로 높아졌다. 임신한 여성 4명 중 1명은 임신성 당뇨병에 걸렸다는 얘기다.

임신성 당뇨병은 원래 당뇨병이 없던 사람이 임신 20주 이후에 당뇨병이 처음 발견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 질환은 임신 중 호르몬 변화 등 생리학적 변화와 연관이 있으며, 출산 후에는 대부분 정상혈당으로 돌아오나 출산 후에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건보공단은 2004년 첫아이를 출산한 여성 중 임신 전에 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을 받은 5만3331명을 대상으로 산전 비만 및 임신성 당뇨병 유무에 따라 출산 후 8년 이내 당뇨병 발생 여부도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 전 비만 여성이 첫 임신에서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한 경우 출산 후 8년 이내에 23.8%가 당뇨병으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

반면 정상체중이고 임신성 당뇨병을 앓지 않았던 여성의 출산 후 당뇨병 발병률은 2.9%에 그쳤다. 비만이고 임신성 당뇨병이 발생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출산 후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8.2배 높다는 것이다.

또 비만이면서 임신성 당뇨병가 없던 여성의 당뇨병 발병률은 8.3%였고, 정상체중이면서 임신성 당뇨병에 걸렸던 여성의 당뇨병 발병률은 7.1%이었다. 임신성 당뇨병보다는 비만이 출산 후 당뇨병 발병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조금준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는 “비만한 여성은 임신 때 임신성 당뇨병 위험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출산 후 당뇨병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한 산전 비만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승현 건보공단 건강상담센터장은 “공단은 임신성 당뇨병 관리를 위해 대한당뇨병학회와 공동으로 콘텐츠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며 “우선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임신성 당뇨병 임신부를 대상으로 ‘임신성 당뇨병 통합관리프로그램’을 이달 말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