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에 범죄자 신문 시스템 특허 헌납한 김태영 소령

"국가 예산으로 받은 교육, 국가에 보답해야"
  • 등록 2014-05-25 오후 2:45:29

    수정 2014-05-25 오후 2:45:29

‘가상 용의자’를 대상으로 한 신문 교육 시스템을 개발한 김태영 소령. (사진=육군)
[이데일리 최선 기자] 최근 헌병대는 범죄수사 신문과정에 가상 용의자를 대상으로 훈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금까지는 범죄수사 신문 기법 교육은 교관과 교육생이 용의자와 수사관 역할로 나눠 일종의 역할극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피의자의 심리상태나 답변에 따라 대응하는 기법을 습득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군이 이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었던 건 육군 헌병대 소속의 한 장교가 개발해 국가에 헌납한 특허 덕이다.

가상 신문 시스템은 지난 2월 특허청에 출원돼 지난달 17일 육군 소유 특허로 등록됐다.

이 교육 시스템을 개발한 주인공은 육군 제2작전사령부 헌병대에 근무하는 김태영(36·육사57기) 소령이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반 년간 미국 헌병학교에서 ‘범죄수사 과정’을 교육 받았다. 김 소령은 이때 범인의 행동유형과 신문기법에 대해 교육받았다. 귀국 후에도 김 소령은 업무수행과 연계해 미국서 체득한 선진 신문기법을 어떻게 현장에 적용할 지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게 ‘가상 쌍방향 신문 훈련 시스템’이다.

김 소령은 “국가 예산으로 교육을 받은 만큼 어떻게 보답할 까 고민해 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스럽다”며 “IT 관련 기술이나 알고리즘 등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은 육군 분석평가단 공이 크다”고 말했다.

그가 개발한 신문 훈련 시스템을 적용하면 교육생은 컴퓨터 화면 상에 등장한 ‘가상의 인물’을 대상으로 신문할 수 있다. 가상의 인물이 신문과정에서 보이는 언어적·비언어적 행동을 분석 평가해 진술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방식이다. 김 소령은 “군도 그렇고 경찰도 그렇고 수사신문 교육은 모두 역할극식에서 머문다. 교육생이 이론적으로 체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뭐가 잘못된 것인지 체계화된 피드백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육군은 이 시스템의 개발로 교육생이 교관이나 타 교육생을 대상으로 신문하는 것보다 훈련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상의 인물을 통해 실제 용의자를 접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신문 훈련은 △인질협상 △정보 및 방첩신문 △범죄 수사신문 등 다양한 교육훈련에 활용될 예정이다.

김 소령은 “시스템을 잘 발전시키면 수사기관 뿐만 아니라 기업체의 협상이나 면접 등에서도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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