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의장이 시장에 분명하게 시사한 내용이다. 버냉키 의장은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컨퍼런스에 참석해 고용 회복세를 아직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저금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근 고용지표 개선으로 연준의 추가 부양 가능성을 낮게 봤던 시장도 환호했다. ◇ 버냉키 `비둘기 발언 접은 적 없는데...` 일단 버냉키 의장이 그동안 궁금해했던 질문에 확실한 답을 준 것은 고무적이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시장에서는 오는 2014년 말까지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연준의 약속에 의심을 품었고 일부에선 내년 말에는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자연히 3차 양적완화 기대도 사그라졌다.
|
그러나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추가로 더 개선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더 빠른 생산 및 수요 확장이 필요하며 (시장)순응적인 정책이 뒷받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버냉키 의장은 그동안 이런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주에도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린 대공황 당시의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고 말했고 미국 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도 고용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버냉키는 현재의 고용 회복세를 신뢰할 수 없다고 보고 연준의 완화정책을 지속해 성장을 부양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추가 부양책 여부에 대해선 버냉키도 즉답을 회피하고 있다.
◇ 버냉키 판단이 잘못됐다면? 그러나 연준의 저금리 정책이 지속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연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다. 최근 의회 인준 절차에 들어간 연준 이사 후보들도 경기 회복이 빨라진다면 2014년 말 이전에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BOJ) 총재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시라카와 BOJ 총재는 "신용버블 붕괴 후에는 공격적인 통화 완화 정책이 반드시 필요했지만 부작용은 반드시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며 "저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채무를 더 쌓고 상품가격이 오르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장-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지난 주말 ECB의 3년 장기대출 프로그램을 극찬하면서도 "이를 통해 실제로 필요한 자본 조달을 회피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이미 카루아나 국제결제은행(BIS) 총재도 "통화완화 정책의 한계를 인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기업손실 반영을 늦출 수 있으며 과도한 위험선호는 시장의 리스크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