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취임 500일을 넘긴 윤석열 대통령이 연말까지 해외순방을 이어가며 지지율 반등을 모색한다. 워싱턴 선언, 캠프데이비드 회담 등 굵직한 정상외교 성과가 나올 때마다 지지율이 올랐던만큼 4분기도 순방외교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30% 초반에 머무르고 있는 지지율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얼마나 반등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인 30일 서울 중구 서울중부소방서를 방문, 현장 소방관들을 격려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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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1월 영국, 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예정하고 있다. 연내 개최 가능성이 커진 한중일 정상회의도 중요한 외교 이벤트다. 한미일 3국 관계를 한단계 격상시킨 윤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개선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는 관전 포인트다.
윤 대통령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아 11월 찰스 3세 영국 국왕을 국빈방문한다. 찰스 3세 국왕이 대관식 이후 국빈자격으로 영국을 방문하는 건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번 방문에 양국은 안보 및 디지털 첨단산업에서 협업을 추진한다.
12월에는 빌렘 알렉산더 네덜란드 국왕의 초청에 따라 네덜란드를 국빈방문한다. 이번 네덜란드 방문은 1961년 한·네덜란드 수교 이후 최초로 이뤄진다. 네덜란드는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업체인 ASML이 있는만큼 반도체 관련 양국 기업간 협력을 논의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연내 서울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2019년 이후 4년만의 정상회의는 한중 간의 관계개선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특히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다면 한중 간 경제협력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관계개선은 직접적으로 국내 수출 흑자와 여행수지 적자해소 등에 도움이 되는만큼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첫 날인 28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을 방문해 항공 화물 종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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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2%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4월 27%로 바닥을 찍은 이후 한미일 삼각공조가 부상하면서 30%대로 상승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의 이유 중에서는 외교가 31%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부정 평가 이유에서도 외교는 15%로 1위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민생 현장을 찾아 현안을 챙기고 국민과 소통하는 ‘일하는 연휴’를 보냈다. 역사·이념논쟁에서 한발짝 벗어나는 게 지지율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 방문을 시작으로 △29일 원폭 피해자·가족 오찬간담회 △30일 서울중부경찰서·소방서 △1일 연천 25사단 등을 잇따라 방문하며 국민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8일 화물터미널 방문에서 “우리 경제가 더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5000만 내수 시장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수출과 수입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며 “항공 화물 없이는 국민 경제 활동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여러분이 계셔서 나라 경제도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지고 더 열심히 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