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문화재청은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소재의 ‘칠곡 매원마을’을 14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칠곡 매원마을’은 영남지방의 대표적인 동족마을 중 한 곳이다. 17세기 광주이씨 석담 이윤우(1569~1634)가 아들 이도장(1603~1644)을 데리고 함께 이주한 후, 이도장의 차남 이원록(1629~1688)이 뿌리를 내려 그 후손들이 지금까지 살고 있다.
| 칠곡 매원마을(사진=문화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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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주변 자연에 순응해 동·서 방향을 축으로 형성돼 있다. 가운데 ‘중매’를 중심으로 동쪽의 ‘상매’와 서쪽의 ‘하매’로 영역이 구분된다. 이는 동족 구성원들이 분파(分派)되어 나아가는 시간적·공간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마을 곳곳에는 다양한 민속적 요소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중에서도 ‘소나무 밭’(동솔밭)은 마을 서쪽 경계(풍수지리상 우백호에 해당)의 지형을 보강하기 위한 비보수(줄지어 심어 조성한 숲)다. 풍수지리적으로 이상적인 주거지를 만들기 위한 전통적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오늘날에도 동제(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를 통해서 마을의 전통을 계승해오는 등 지난 400여 년간 보존되어온 역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칠곡 매원마을’ 내 여러 곳에는 재실(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집)이 세워졌으나 근대기와 6·25전쟁 등을 거치면서 다시 실용적인 주거 공간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이를 통해 유교적 질서체계가 시대적 상황에 순응하며 변모해 가는 양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근·현대기를 지나오면서 이뤄진 마을 영역의 확장 및 생활방식 등의 변화 속에서 다른 영남지방의 동족마을과 구별되는 시대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또한 가옥 및 재실, 서당 등을 비롯해 마을옛길, 문중 소유의 문전옥답(집 가까이에 있는 비옥한 논, 아주 귀한 재산을 의미), 옛 터 등 역사성과 시대성을 갖춘 다양한 민속적 요소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국가등록문화재로서의 등록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문화재청은 ‘칠곡 매원마을’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