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연초 외국인 매수세에 국내 증시가 되살아난 가운데 향후 상승을 주도할 종목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고강도 긴축 정책 여파에 실적 대비 주가가 상당 기간 조정받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진 저평가주를 매수하는 게 한 방법으로 제시된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 상대적으로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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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 실적 추정치가 존재한 코스피 종목 170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17.37배로 집계됐다.
3개월 전(2022년 11월1일) 대비 PER이 가장 크게 낮아진 종목은
삼성중공업(010140)이었다. 삼성중공업의 PER은 지난해 11월 585.59배에서 이달 34.75배로 대폭 낮아졌다. 삼성중공업의 PER이 극적으로 낮아진 건 올해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 대비 50% 상향되면서, 12개월 선행 EPS 개선이 가팔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 8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가이던스로 제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준이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예상보다 양호한 올해 가이던스 제시로 외형 확대 및 흑자전환 기대감이 상승했다”며 “올해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및 ‘부유식 LNG 생산설비(FLNG)’ 기반으로 수주도 우려 대비 양호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PER이 3개월 전 84.03에서 이달 71.05로 크게 낮아진 종목에 속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공장 운영 효율화와 빅파마 고객 중심 제품 믹스(Mix)를 토대로 매출 가이던스가 10~1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선 4공장 생산능력(CAPA) 증설 효과 및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 출시를 감안 시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속되는 이익 고성장은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한다”며 “이중항체 플랫폼 구축 및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5공장 증설도 계획하고 있어 기업가치 레벨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PER이 3개월 사이 크게 높아진 종목들도 있다. 가장 큰 폭으로 PER이 높아진 종목은
카카오페이(377300)로, PER이 293.56배에서 466.88배로 상향됐다. 카카오페이는 자회사인 증권사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결제 매출 증가 등 잠재 성장 여력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면서 PER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251270) 역시 PER이 43.43배에서 165.91배로 대폭 높아졌다.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3종의 신작 출시에도 흥행이 부진한 반면, 고비용 구조가 지속되며 이익 개선 모멘텀이 부재한 탓에 PER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넷마블의 경쟁사들 대비 보다 많은 신작 출시는 긍적적이지만 지속 가능한 흥행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고, 기존 게임 매출 감소를 커버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달 절대적인 PER 수준이 10배 이하인 업체 중 PER이 3개월 전보다 낮아진 업체 수는 38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GS(078930)(2.12배),
한화(000880)(2.32배),
한국가스공사(036460)(2.26배),
기업은행(024110)(2.75배) 등이 2배 수준으로 낮은 편에 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