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던 야채반찬, 물에 씻으면 돼"…'잔반 재탕' 딱걸린 식당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부산 기장 해녀촌의 모 식당이 손님이 남긴 양파, 고추 등의 반찬을 재사용하려다 손님에게 포착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공개됐다. 음식점 측은 “야채는 물에 씻어서 쓰면 된다”고 했다가 손님이 신고하겠다고 하자 마지못해 잔반을 버렸다고 한다.

2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부산 기장 연화리 횟촌 (해녀촌) 잔반 재사용 실태’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영상이 올라왔다.

(사진=보배드림 캡처)

해당 글의 작성자 A씨는 “간판 걸고 장사하는 부산 해녀촌에서 오늘 저녁 해산물 소자와 전복죽 2인분을 먹고 나오다가 음식 재사용하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었다. 막 나가려던 참에 직원이 ‘이것도 남겼다, 저것도 남겼네’라고 말하더라”며 “느낌이 불길했는데 계산하러 가다가 재사용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한 직원이 손님이 먹다 남긴 야채(양파, 고추)를 설거지하던 더러운 물로 한번 훅 담그더니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내가 뒤에 서있는데도 냉동고에 바로 넣었다”고 전했다.

이를 본 A씨가 “손님이 먹었던 음식 아니냐, 그걸 왜 냉동고에 도로 넣냐”라고 따져 묻자 직원은 “야채는 물에 씻어서 쓰면 된다”고 대답했다.

이에 A씨가 황당해하며 “그걸 왜 재사용하냐, 요즘 시국에 이런 식으로 영업하냐, 신고하겠다”고 하자 직원은 그제야 “버리겠다”고 하더니 버리지 않고 눈치만 봤다고 한다. 이후 A씨가 재차 지적하자 직원은 마지못해 잔반을 버렸다.

이와 함께 A씨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그가 “잔반을 버리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말하자 직원은 “아휴 버릴게 버리면 되지, 이게 뭐라고”라고 한다. 잘게 썰린 양파와 고추, 당근 등도 재사용한 거 아니냐며 A씨가 잔반을 가리키자 다시 직원은 “아 버릴게, 버릴게”라고 대응한다.

A씨는 “직원에게 ‘원래 이런식으로 영업하냐’고 묻자, 자기들은 다른데 멀리 버린다며 보여줄테니 같이 가자고 하더라”며 “재사용 하는 장면은 직접 못 찍었으나 이 영상만으로도 재사용 부분은 충분히 증명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이 간 사람은 음식 탓인지 저녁 내내 배탈이 났다”며 “늘 붐비고 타지역에서도 많이 오는 곳인데 카드도 안 되고 현금밖에 안되는데 이러고도 코로나 지원금 다 받겠지”라며 쓴소리를 날렸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먹는 걸로 장난치는 사람들은 망해야 한다” “군청에 신고하세요” “자주 갔는데 다신 안 간다” “이 동네 카드결제와 현금영수증발급 거부해서 신고했더니 세무서에서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 벌금내고 계속 장사한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2009년 공포된 ‘남은 음식 재사용 시 행정처분기준’에 따르면 재사용할 수 있는 음식은 가공 및 양념 등의 혼합 과정을 거치지 않아 원형이 보존되어 세척 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제한된다. 상추, 깻잎, 통마늘 등이 대표적이다. 얇게 자른 양파와 고추 등은 원형이 보존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외에 바나나, 메추리알 등 외피가 있는 음식재료 등과 고춧가루, 소금 등 뚜껑이 있는 용기에 담긴 음식 등은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반찬 재사용 등 불법행위 신고 및 제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부정·불량식품신고센터(전화 1399),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상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