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이전 호재에도 주가 탄력 못 받는 레고켐바이오

1조원대 기술 이전 소식에도 주가 지지부진
"기술 신뢰도 높아지며 전망 밝아" 진단에
최근 싸늘해진 바이오 분위기 영향 분석도
  • 등록 2019-07-21 오후 4:02:09

    수정 2019-07-21 오후 7:08:21

[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레고켐바이오(141080)가 1조원대 기술 이전 호재에도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구개발 능력을 인정받으며 증권가에서 ‘플랫폼 기술부자’로 꼽고 나섰지만 뚜렷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신약개발에서 후보물질을 직접 발굴하는 대신 유망한 물질을 외부에서 도입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향후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최근 제약·바이오업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해진 상황에서 제약·바이오의 투자심리가 회복될 때까지 현재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레고켐바이오 주가는 지난 19일 전 거래일보다 1.60% 상승한 5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이틀 연속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소식을 감안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앞서 레코켐바이오는 지난 18일 2017년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사(社)로 기술 이전한 간질성 폐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인 ‘BBT-877’의 개발권리를 베링거잉겔하임사로 11억4500만유로(1조 4600억원)에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성과기술료)은 4500만 유로(한화 약 600억원) 규모로 2017년 당시 브릿지바이오와 기술 이전계약 체결 당시 합의한 50% 수준을 받을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전망이다. 여기에 임상 개발, 허가 및 판매 마일스톤으로 최대 11억유로를 추가로 받게 된다.

2006년 설립한 레고켐바이오는 신약 연구개발에만 집중하는 회사다. 초기 신약 후보물질을 GLP-Tox(비임상 독성시험)부터 임상 1~2상까지 진행한 이후 NRDO 회사로 기술 이전하는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비용이 급증하는 구간인 임상 3상을 거치지 않아 비용이 15~20%밖에 들지 않고 매출을 올리기도 수월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레고켐바이오와 같은 기술 이전 사례가 전세계적으로 활발해진 상황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국적 제약사와 대규모 기술 수출을 달성하며 연구개발(R&D) 기초체력을 키우고 있다”며 “이번 기술 수출로 기술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에도 레코켐바이오 주가는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레코켐바이오 주가는 기술 이전 발표 당일 8.07% 급락하는 등 석달새(4월 22일 기준 6만2400원) 주가가 18.4%나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레코켐바이오의 주가 부진을 두고 최근 그늘이 드리운 제약·바이오업계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인보사’ 허가 취소와 한미약품 기술수출 무산, 에이치엘비 임상 지연 등이 터지며 바이오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연내 추가 기술수출에 대한 전망도 나오는 만큼 연내 바이오 업종에 대한 분위기 반전이 이뤄져야만 반등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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