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균 스마젠 사장(사진)은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에이즈 백신으로 개발하고 있는 SAV001은 예방과 치료 효력이 기대되는 유일한 HIV 백신 후보”라며 이같이 말했다. SAV001은 HIV 일부 구조를 사용하는 이전의 방식과 달리 전체 바이러스를 항원으로 하는 치료법이다. 기존 치료제는 HIV를 억누르는 방식으로 2~3종의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하며 단가가 너무 비싸서 일반인은 구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2000년 설립된 스마젠은 캐나다 온타리오대학과 에이즈 백신 전용실시권 계약을 체결하고 연구 개발을 진행해왔다. 201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았고 2013년 마무리했다. 스마젠 개발책임자로 2006년 영입된 이 사장은 2008년 스마젠 캐나다 법인을 설립한 후 캐나다에 머물면서 연구 책임자인 강칠용 박사와 함께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임상 1상 결과를 바탕으로 낸 논문은 지난해 전문학술지 `레트로바이롤로지(Retrovirology)`에 게재됐다. 올해 1월 미국 임상시험 기관인 콘밴스와 1400만달러 규모의 임상 2상 대행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회사는 임상 2상 시험을 준비하며 3~5개 다국적 제약사와 전략적 제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고 내년 1분기부터 임상 2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장은 “치료와 예방용 백신 2가지로 나눠 단기적으로 치료제를, 장기적으로는 예방용 백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예방용 백신 개발에는 보다 많은 자금이 소요되기에 다국적 제약사와의 파트너링을 추진할 시점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에이즈 백신 개발을 위해 지금까지 투자된 자금은 1000억원이 넘는다. 최대주주인 큐로컴(040350)(64.78%)과 35.22% 지분을 보유한 지엔코(065060)는 2005년 200억원을 들여 스마젠 지분을 인수했고 10여년간 500억원 가량을 백신 개발 및 운영자금으로 쏟아부었다. 또 스마젠은 임상 2상 시험 대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4차례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큐로컴과 지엔코는 각각 239억원, 130억원을 출자했다. 지엔코가 스마젠 유증에 참여할 수 있는 재원을 마련해주기 위해 큐로컴은 지엔코의 유증에 참여해 117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큐로컴과 지엔코의 주가 부양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백신 개발 진행상황에 따라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긴 했지만 인위적으로 회사 주가에 개입하려 한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간 딱히 시장에 내세울만한 성과가 없었으나 이번에는 바이오 신약이 임상 2상에 도전한다는 점을 제대로 평가받고자 하는 차원”이라며 “올해부터는 투자자와 개발 정보를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투자유치활동(IR)을 펼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엔코는 대표이사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외조카라는 이유로 `반기문 테마주`로 분류되며 올들어 주가가 70% 넘게 급락했다. 지엔코의 지분 14.4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큐로컴의 주가도 올들어 14.1%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