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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특검이 수사력을 집중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간의 뇌물죄는 물론 비선진료 및 대통령 차명폰 사용 의혹, 청와대 등의 민간기업 인사 개입, 최씨의 국내 은닉재산 등이 망라돼 있다.
특히 최씨는 언급된 대부분의 혐의에 연루돼 있어 특검의 집중적인 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영선부터 이재용·장시호·김정태까지 줄소환
이날 가장 먼저 특검에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이다. 이 행정관은 오전 9시45분께 호송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이 체포영장을 집행한 전날에 이어 이틀째 소환돼 ‘비선진료’ 의혹 관련 의료법 위반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다.
이 행정관은 최씨는 물론 김영재 원장 등 비선진료 관련자들의 청와대 출입을 담당했으며 박 대통령이 사용한 차명 휴대폰을 개통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은 조사 결과에 따라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어 오후 1시30분께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특검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특검은 최씨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통해 금융위원회와 김 회장을 압박하는 식으로 이상화 전 하나은행 독일법인장을 본사 본부장으로 파격 승진시켰다는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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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에 대해서는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해 집중 조사가 이뤄진다. 특검은 전날 이 부회장의 구속기간을 다음달 8일까지로 연장했다. 1차 구속기간 시한은 오는 26일까지였지만 10일을 추가 연장한 셈이다.
특검 수사기한 종료가 오는 28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지막까지 조사를 지속하다가 기소하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수수 혐의 입증을 위해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과 최씨 등에게 430억원 가량을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특검에 워낙 광범위한 증거와 정보를 제공한 인물이라 어떤 부분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동계영재스포츠센터에 삼성이 부당 지원을 했다는 기본적인 의혹 외에도 최씨의 인사농단, 뇌물수수, 재산은닉 등 혐의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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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오후 3시49분께 특검에 도착했다. 당초 오후 2시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조카 장씨와 같은 호송차를 타고 오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소환 시점을 늦췄다는 전언이다.
최씨의 경우 국내 은닉재산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은 최씨 일가가 보유한 재산을 조사하다가 차명 재산 일부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법 행위가 있었다면 환수할 수 있는지도 검토 중이다.
다만 특검은 최씨 재산 관련 내용은 수사결과 발표 때 공개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날 이규철 특검보는 “최씨 일가의 재산의 환수 부분에 대해서는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언급하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소환된 피의자·참고인 관련 의혹 및 혐의에 대부분 연관돼 있다. 이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뇌물수수 혐의를 비롯해 박 대통령에 대한 비선진료 의혹, 박 대통령과 차명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의혹, 자신의 측근을 승진시키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일단 특검은 은닉재산 부분만 다루겠다고 밝혔지만 경우에 따라 다른 내용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사기한 종료가 임박하면서 수사 마무리 작업에 여념이 없는 특검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핵심 피의자들에 대한 공소장 작성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