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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강력한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포진돼 있는 뉴욕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기업이 등장했다. 매사추세츠주(州)에 본사를 둔 바이오젠 아이덱(Biogen Idec)이라는 바이오테크가 그 주인공으로,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들도 만들어내지 못한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알츠하이머 신약 `성공적`…5년새 시총 5배 `껑충`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거래된 바이오젠 주가는 장중 한때 480달러까지 올라서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주가는 올들어서만 28% 올라 466.0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 알츠하이머 치료 실험용 신약인 ‘BIIB037’을 첫 실험 결과를 발표한 이후로 주가는 무려 54%나 급등했다. 이 덕에 이 회사 시가총액도 1120억달러에 이르러 이 기간중에만 400억달러가 늘어났다. 5년전에 비해 시가총액은 150억달러에서 5배나 늘어난 셈이다.
이날 바이오젠은 “이 `BIIB037` 알츠하이머 실험용 치료제가 실제 166명에 이르는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초기 실험에서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고 알츠하이머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알려진 뇌 내부 플라크를 만드는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을 71%나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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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투약을 늘리고 치료기간을 늘릴 경우 개선 효과가 더 컸다. 이에 고무된 바이오젠측은 중간 실험 단계를 생략한 뒤 신약 승인에 필요한 최종 실험단계로 곧바로 넘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클 위 RBC캐피탈마켓 애널리스트는 “이 신약의 효능은 역대 치료제들 가운데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며 “만약 이 약이 성공한다면 바이오젠의 실적에 큰 힘이 될 것이며 10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사들도 못한 일…스캔고스 CEO 전략 `결실`
바이오젠은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들 가운데서도 가장 몸값이 높은 회사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주요 주주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와 뱅가드그룹, 블랙록, T로우프라이스그룹 등이다.
바이오젠의 성과가 더욱 주목받는 것은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들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일라이릴리와 화이자, 존슨앤존슨(J&J), 엘란 등이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을 개발했지만, 최종 임상실험 단계에서 충분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었다. 그나마 이 가운데 일라이릴리만 ‘솔라네주마브’(solanezumab)를 초기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재차 실험을 진행 중이다.
존 쉬로어 알리안츠 글로벌인베스터스 헬스케어부문 대표는 “바이오젠의 신약 파이프라인(임상 2~3상)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통상 이런 신약 개발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스캔고스 CEO의 업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