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QE) 규모 축소와 종료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발언에 쇼크양상을 보였던 뉴욕증시가 지난 21일(현지시간) 사흘만에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월가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장도 이처럼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 얘기처럼 연준의 QE 축소 자체가 미국경제 개선을 전제로 한 것이긴도 해도 대규모 자산매입이 줄어듦에 따라 새로운 기준점(뉴노멀·New normal)을 찾아가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국채를 지속적으로 사들여 금리는 사상 최저수준까지 내려갔고 이를 통해 풀어낸 달러화도 위험자산인 증시와 이머징마켓으로 몰렸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같은 가격과 자금흐름 변동은 필연적으로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흔히 ‘공포지수’로 불리는 대표 변동성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는 올들어 처음으로 20선을 넘어섰고 현재도 비교적 높은 19선에 머물러 있다.
J.J. 키나한 TD아메리트레이드 수석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 참가자들이 주식을 내다팔거나 주식을 가진 투자자는 풋옵션을 매수해 헤지에 나서는 등 전반적으로 추가 지수 하락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좀더 길게보면 여전히 시장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매수후 보유(Buy-and-hold)’ 전략을 선호하는 월가 대표 뮤추얼펀드중 하나인 배런캐피털을 이끌고 있는 론 배런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은 “이틀간의 지수 폭락은 지난 5년간 경기 대침체기의 악몽을 기억하는 트레이더들의 공포와 컴퓨터에 의한 프로그램 매매에 의한 것”이라며 이같은 증시 폭락세가 길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에서 아직도 많은 대출(크레딧)을 싼 값에 이용할 수 있고 기업들도 사업을 잘 해나가고 있는 만큼 경제는 더 강해질 것이고 시장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증시는 한 해 7% 정도씩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담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