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기자가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내내 받은 느낌은 `자신감`으로 압축된다. 그는 때로는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때로는 강한 확신으로 미래에셋증권의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다음은 조 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 한 해 아쉬웠던 점은
▲ 자산운용 수익률이 부진했다는 점이다. 인사이트 펀드 등의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8월 이후 유럽 위기가 확산되면서 영향을 받았다. 수익률을 회복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지난해 우리는 선제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했다. 업계에서 불평이 나왔지만 결과적으로 고객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으니 괜찮다.
| ▲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 |
|
- 지난해 `이건 참 잘했다`고 생각하는것은.
▲ 스마트폰 수수료를 무료화한 것이다. 미국 `허쉬쵸코렛`의 무료 마케팅 성공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2년전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우리가 최초로 3개월 무료수수료를 도입했다. 반응이 괜찮아 2010년에도 지속했다. 스마트폰 보급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 수익에 악영향을 받는거 아닌가 고민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밖이었다. 시장점유율이 20%나 확대돼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또 모바일거래 무료화로 신규 가입한 고객이 HTS 등 유료거래도 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손실보다 이득이 컸다. 뭐든지 1등이 중요하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 전체 온라인 거래중 스마트폰 거래비중이 과거 10%에서 현재 33%까지 높아졌다. 1년후 모바일 거래비중이 50%정도 될 것으로 예상한다.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 모바일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 있나
▲ 그렇다. 스마트폰 보급이 2000만대를 넘어서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금융마케팅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중이다. 증권사 비이용자를 어떻게 이용자로 유인할 것인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단순 주식거래를 떠나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를 개척할 것이다.
- 기업RM부문을 신설했다. 성격이 다른 퇴직연금과 IB부문을 통합한데 따른 우려도 있는데
▲ 사실 RM사업부문은 자체 수익기반이 약해 증권업계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분야다. 그러나 우리는 퇴직연금 수익을 베이스로 깔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IB사업을 강화시켜 나갈 수 있는 구조다. 기업RM부문의 비즈니스 모델은 담당자별로 특정 그룹을 마킹하는 방식이다. 결국 사람 네트워킹이다. 퇴직연금을 통해 담당직원과 특정 기업간 릴레이션십(Relationship)이 형성된 가운데 이를 바탕으로 IB관련 업무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
- 요즘 유럽쪽에도 M&A물건이 많을 것 같은데..해외M&A 계획은
▲ `제2의 타이틀리스트`가 될 물건을 찾고 있다. 특히 그룹차원 뿐 아니라 미래에셋증권 IB를 통해 자체적인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고 싶다.
지난해 타이틀리스트 인수는 성공적이었다.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올해도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대상은 세계적인 브랜드지만 그 지역에서 성장에 한계가 있는 기업이 될 것으로 본다.
- 최근 업계는 고액자산가 자산관리영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앞으로 어떤 점에 더 주력할 계획인가
▲VIP 자산관리영역에서는 상품개발 능력이 경쟁력이다. 아직도 고액자산가들이 은행에 예금을 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만족도는 높지 않다. 좋은 상품을 개발해 제공하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안정형 상품을 중심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주식시장에서 좋은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우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증권사 IB와 자산운용사의 융합상품, 절대수익추구상품 등 다양하고 임팩트 있는 VIP전용상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또 업계 최대 규모로 세무컨설팅, 부동산컨설팅, 법률컨설팅, 경영컨설팅 등 전문가 지원조직을 구축한 만큼 수준 높은 종합솔루션을 만들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 `미래에셋`이라고하면 펀드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식이 아직도 강한 편이다.
▲ 이제 벗어나려고 한다. 상품 구조를 많이 바꿀 것이다. 작년에 대표이사 맡고 보니 주식비중이 80%였다. 주식으로의 쏠림 현상이 강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고객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줄 수 있다. 리밸런싱을 위해 채권, 자문형랩, ELS 등을 집중적으로 키웠다. 특히 ELS와 해외채권을 키운 것은 잘했다는 판단이다. 올해는 해외채권쪽을 더욱 키울 생각이다.
-최근 해외 채권 판매(브라질,호주,인도네시아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에 대한 성과평가와 올해 계획은
▲해외채권 1위가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작년에 브라질 국채 판매(10년물)를 시작했다. 모든 금융기관을 통틀어 개인에게 10년물을 판매한 적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10년물 브라질채권을 7000억원 가량 팔았다. 10년물을 공급한 이유는 기존에 10년짜리 캐시플로우 상품이 없었기 때문이다. 55세 정년퇴직후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65세까지 캐시플로우가 없다. 당연히 10년물 브라질 채권에 대한 반응이 좋을 수 밖에 없었다.
브라질 국채는 성장성과 수익성을 겸비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5월 가입고객은 연수익률이 약 11.3%에 달한다. 해외채권을 발굴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은 성장 가치와 안정적 수익이다. 이러한 요건을 갖춘 것이 브라질, 호주, 인도네시아 채권 등이다.
올해도 좋은 해외채권을 계속 발굴할 것이다. 좋은 채권의 기준은 앞으로 신용등급이 올라가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국가의 채권이다. 브라질 채권 마케팅은 계속해서 강화할 것이다.
- 브라질 경제전망을 낙관하는 건가
▲ 브라질은 원자재 국가다. 아울러 브라질 증시의 시가총액이 우리나라의 1.5배 수준이다.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큰 기업도 원유업체, 철강업체 등 2개나 된다. 가능성이 큰 나라인데 브라질을 너무 모른다.
현재는 이자수익이 주식투자보다 높다. 그러나 곧 투자시대로 변화할 것이다. 특히 두번의 스포츠 이벤트를 치루면서 중산층이 육성될 것이다. 곧 성장의 시대로 간다는 의미다. 금리도 한자릿수대로 낮아질 것이다. 미래에셋은 경제 성장 도입기에 브라질에 진출했다. 앞으로 성과를 많이 낼 것이다. 향후 채권은 물론 부동산관련 투자 상품도 적극 공급할 계획이다.
- 꾸준히 해외진출 모색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글로벌 전략은
▲지난 2010년 8월 브라질 법인이 영업을 시작하면서 미국 영국 등 선진시장과 중국 브라질 등 신흥시장 등 유럽과 북미, 남미를 잇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월지급식 브라질 국채 신탁’ 역시 국내 유일의 브라질법인과의 협업을 통해 이뤄졌다.
올해 미래에셋증권의 해외법인들은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해외법인마다 진출한 지역의 특색에 맞는 사업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은 196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하나은행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거쳐 1999년 미래에셋증권 창립에 합류했다.
전형적인 영업 전문가로 법인사업부 대표에서부터 리테일사업부 대표까지 영업 전반에 대한 탁월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강한 추진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5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조 사장은 평소 소통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임원이 되면서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 위해 부서 회의실을 상석이 존재하지 않는 원탁으로 바꾼 일화는 소통을 강조하는 그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대담:김수헌 이데일리 증권부장
정리:유재희 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