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재선행보 `먹구름`..오바마 닮은 꼴?

재정난+경기둔화+실업난 삼중고
근본적 해법 당장 나오긴 어려워
  • 등록 2011-12-29 오전 10:45:55

    수정 2011-12-29 오전 10:45:55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재선 행보에 먹구름이 자욱하다. 재정 불안과 경기 둔화에 실업난이라는 삼중고를 맞고 있기 때문.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상황과 마치 판박이 같아 더 주목을 받고 있다.

▲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6일 프랑스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85만건을 기록,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 달 새 약 3만건이 늘어났다.

프랑스의 고용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3분기 실업률은 9.3%를 기록, 이미 9%를 넘어섰고 4분기 역시 9%를 웃돌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프랑스 일간 레제코는 지난 3년간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근로자가 10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미국발(發) 금융위기에 이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라는 강펀치 세례를 맞은 프랑스는 경기후퇴 기미가 뚜렷하다. 최근 프랑스 통계청(INSEE)이 발표한 12월 기업신뢰지수는 전월보다 1포인트 낮아진 94를 기록, 향후 경기에 대한 프랑스 기업들의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가뜩이나 강력한 경쟁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와 고용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은 사르코지 대통령을 더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에 집중하는 와중에 정작 자국을 챙기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제신용평가사들은 막대한 재정적자와 공공부채를 줄이지 않을 경우 현재 `트리플 A(AAA)`인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고 위협하고 있기까지 하다.

올랑드 후보를 비롯한 야권 대선 후보들은 민심이 흔들리는 지금을 기회로 삼아 경기 회복과 고용난 해결을 위한 각종 정책을 내놓으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끌어모으는데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물론 사르코지 대통령은 자신의 입지가 약화되는 것을 좌시하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29일 노동조합 대표들과 일반 노동자들을 만나 실업난 해소를 위한 대책을 함께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재정적자와 공공부채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 방안이 당장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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