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으로 고용과 소비가 되살아나지 않는한 미국 경제는 더블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더 장기적인 스태그네이션 경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에따라 최근 이미 추가 완화에 나선 연방준비제도(Fed)가 또 다른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 美주택시장 추락일로..고용·소비 부진 암울
세제혜택이 종료되자마자 다시 부진의 늪에 빠지고 있는 미 주택 시장 상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발표된 7월 기존주택 판매는 15년만에 가장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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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이 부진한 이유는 매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주택 재고가 넘쳐나기 때문. 통상 저금리에다 집값까지 하락하면 주택 구매로 이어져 경제를 끌어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좀처럼 수급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최소 5%선에서 최대 30%선까지 집값의 추가 하락이 예견된다.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고용과 소비 때문이다. 실업률은 10%에 육박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임금상승이 지체되며 소비자들의 지갑도 굳게 닫혔다. 이런 상황에서 집을 살리 만무하다.
◇ 높아지는 더블딥 경고 수위..장기불황 주장도
이런 상황을 반영, 더블딥 경고는 목소리를 더 키우고 있다. `제3의 대공황`을 우려한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를 비롯,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은 이미 더블딥 가능성을 누차 강조했다.
이달 초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미국 부동산 시장이 폭락할 경우 더블딥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준 총재도 최근 6개월동안 미국 경제의 더블딥 위험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 지원촉구 목소리↑..추가완화 가능성 높여
이렇게 벼랑 끝으로 몰리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 당국이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채권펀드 운용사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정부 지원이 없을 경우 모기지 금리가 4% 이상으로 다시 치솟을 수 있다"고 밝혔고, 마크 잔디 무디스 이코노미스트도 주택시장 더블딥을 경고하며 주택 소유자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준 내에선 추가 완화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주택지표 부진에 따른 더블딥 공포가 강해지면서 당국자들의 마음이 움직일 수도 있어 보인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연준의 초(超)완화적 통화정책이 적절하다고 밝혔고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물가하락이 지속되면 국채 매입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6일~28일 예정된 잭슨홀 회의에서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추가완화를 시사할 가능성이 얘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주택시장 지표 발표 직후 "연준이 추가 통화완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자산 매입이나 다른 비전통적 조치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