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드이슈)스왑에 발담근 한은..채권 영향은 `양방향`

재정차익거래 유인 `소멸` vs `발생` 모두 가능
기존 반대 포지션 취하면 금리상승
베이시스 축소에 베팅할 경우 채권 매수 기대
  • 등록 2007-09-12 오전 10:40:08

    수정 2007-09-12 오전 10:40:08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한국은행이 스왑시장 참여를 통해 달러 유동성을 공급키로 했다고 밝히면서 통화스왑(CRS) 단기구간을 중심으로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그동안 과도하게 벌어졌던 스왑 베이시스도 급격히 축소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스왑시장이 빠른 속도로 제자리찾기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채권시장 영향에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스왑시장 참여가 단순히 금리의 상승 또는 하락 `일방향`으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차익거래 일시적으로 늘어날 수도

일단 스왑 베이시스의 급격한 축소로 그동안 존재했던 재정차익 거래 유인이 사라지면서 기존의 CRS를 페이하고, 국채선물이나 채권을 매수하는 포지션의 반대거래가 나올 경우 금리 상승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스왑 베이시스가 벌어지면서 역외를 중심으로 재정차익 거래가 꾸준히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관들의 경우 차입규제로 이미 재정차익 거래가 불가능했던데다 스왑 베이시스가 과도하게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베이시스 축소보다는 추가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사실상 손을 쓰지 못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베이시스 축소에 베팅하고 싶어도 정부의 규제와 수출업체들의 지속적인 선물환매도, 미국 신용경색 우려 등으로 추가로 확대될 여지가 커 재정차익거래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한국은행의 스왑시장 참여 기대가 현실화되면서 스왑 베이시스는 과도하게 확대 될 가능성이 거의 소멸됐고, 다시 축소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과도했던 베이시스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일시적이나마 안전한 재정차익거래 유인이 이 생긴 것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년 스왑베이스가 한때 -190bp대까지 벌어진 후 축소가 제한됐던 것은 재정차익거래 유인에도 불구하고 베이시스가 더 확대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며 "한은의 참여로 베이시스가 분명히 축소될 수 있는 유인이 생긴 것이라면 일시적이나마 뒤늦은 재정차익거래가 채권 매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이시스 추가 축소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현 베이시스 수준에서도 재정차익거래 유인은 충분하다"며 "단순히 스왑참여를 금리 상승요인으로 해석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이날 최동룡 서울선물 연구원 역시 "달러 유동성 경색이 완화되는 가운데 베이시스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작아지면서 금리 재정거래가 늘어날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시장 얇아 한은 효과 "극대화".."동일한 베팅도 가능"

시장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는 참가자들의 경우 이미 스왑이나 채권시장이 얇아질대로 얇아져 한국은행의 참여 효과가 적은 규모로도 극대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국은행이 이미 목표로 하고 있는 베이시스 수준이나 참여규모가 정해져 있는 만큼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기는 힘들며, 이미 노출된 참여 가능성으로 동일한 방향의 베팅세력이 나올 경우 한국은행은 보다 적은 품을 들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채권시장 영향도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번 참여의 경우 한국은행이 결국 외환보유고를 사용해 기존의 외은지점들이 했던 스왑 스킴을 그대로 하는 것과 다름 없다"며 "다만, 한은의 경우 스프레드나 개입 규모를 정해놓고 할 것이기 때문에 일정부분까지만 직접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게다가 최근 베이시스 확대 과정에서 재정거래가 일어나긴 했지만 그 절대규모가 크지 않았고, 이미 대부분의 외은들이 손절을 한 상태라 더이상 팔 물량도 제한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이 얇기 때문에 그만큼 스프레드 정상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타 시장 참가자들의 베이시스와 본드-스왑 스프레드 축소를 노린 베팅 가능성 역시 스왑시장 정상화 속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도 "채권시장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스왑과 채권간의 스프레드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며 "베이시스와 함께 과도하게 벌어졌던 본드-스왑 스프레드가 다시 좁혀진다고 본다면 새롭게 이자율스왑(IRS)를 페이하고 채권을 매수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안채 발행압력 완화 가능성 제기.."기대는 금물"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이 달러 유동성을 공급하고 원화를 흡수할 경우 통안채 발행압력이 줄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통안채 발행압력이 줄어드는 대신 그만큼 환매조건부채권(RP) 재원 마련을 위한 국고채 매수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확대 해석도 나온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원화를 흡수해 유동성을 흡수할 경우 긴축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 통안채 발행압력이 줄 수 있다"며 "더 나아가 그 재원으로 RP용 담보채권을 매수한다면 일부 상쇄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안채의 평균 발행분에 비해 스왑시장 개입분이 미미한 만큼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박종연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통안채 발행 축소가 가능하지만 평소 통안채 발행 규모에 비하면 스왑시장 참여에 따른 발행압력 감소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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