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S&T중공업 "해외 투자자도 만나겠다"

국방분야는 ''계획경제''.. 최고 기술력으로 흔들리지 않아
크라이슬러에서 벤츠까지 통하는 차축 부문..창원의 자존심
''묵직하게 일한다''..내실 다진 뒤, 내년부터 글로벌 마케팅
  • 등록 2007-08-21 오전 10:37:51

    수정 2007-08-21 오전 10:37:51

[창원=이데일리 박기수기자] 경남 김해공항으로부터 버스로 40분 가량 달려간 곳에 위치한 창원 S&T중공업(003570). 30년은 넘어보이는 빨간 벽돌의 2층 건물이 본사라고 한다.
 
▲ S&T중공업 사무실과 공장 건물, 화단 앞 석판에 쓰여있는 ""생각 즉시 행동""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올해 매출 3725억원에, 영업이익 250억원을 예상하는 회사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35도를 넘은 폭염이 공장을 덥치던 날이었지만, 직원들도 모두 'S&T중공업'이란 마크가 달린 긴팔 작업복의 소매를 반절 걷은 채 입고 있었다.

왠지 빛의 속도를 움직이고 있는 현실세계와는 맞지 않는 듯한 인상이다. 박재석 대표는 기자의 첫 인상을 예상했었다는 듯  '우직하고 묵직한 회사'라고 소개했다.
▲ S&T중공업이 우리 군에 공급하는 20mm 발칸포


"중공업은 IT와 달리, 우직하고 묵직하게 가야 합니다. 특히 상용차 부문은 라이프 사이클이 7년에서 10년입니다. 단기로 승부하질 않습니다. 전략적 사고와 방향, 그리고 행동으로 옮길 강한 추진력이 필요합니다"

S&T중공업은 이런 탓에 회사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
 
이 회사에서 생산하는 ▲1500마력·1000마력급 K9 자주포, 600마력·350마력 장갑차에 들어가는 변속기 ▲12.7mm 기관총, 20mm발칸포, 30mm·40mm 자동포 등 총포류  ▲현대차·쌍용차 등은 물론 해외 다임러크라이슬러, 이란 코드로 등에 공급하는 변속기와 차축 등 구동장치 ▲이밖에 첨단 공작기계와 주물제품 등은 모두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35도의 폭염 속에 허름해 보이는 공장 건물을 들어가 보니, '윙~'하는 굉음소리와 함께 엄청난 크기의 차축과 변속기가 쉼없이 돌아간다. 고도의 정밀도를 요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테스트가 무척 까다롭다고 한다.

특히, 1대당 4억원에 이르는 자주포 변속기는 출하제품 모두에 대해 테스트를 하게 된다. 자주포나 장갑차에 들어가는 변속기는 최고의 기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반 차량과는 달리, 변속기와 조형장치가 일체형으로 붙어있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 변속기와 차축 등을 생산하는 공장 내부 전경, ""가치창조는 원가절감에서 출발한다""는 현수막이 경쟁력 제고노력을 말해준다.

S&T중공업의 방위산업 분야가 호평을 받는 이유다.
 
이미 여러 애널리스트들이 언급한 내용이긴 하지만, 정부의 '국방개혁 2020'에 따른 군 전략강화에 곧바로 수혜를 받게 된다.
 
사실상 독점적인 분야이어서 회사의 성장에서 당분간 상당부분을 점할 예정이다.

이같은 제품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에서 나온다. 기술개발중앙연구소 인력은 100여명. 전체 인원 1200여명중 관리직 인원이 320여명점을 고려하면 매우 많은 규모다.

"국방 분야는 계획경제입니다. 일반시장은 호황과 불황이 있지만, 방위산업은 그렇지 않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것처럼 국방개혁 프로그램에 따라 꾸준히 매출과 수익성이 확대될 것입니다"

박 대표는 방위산업의 매출과 수익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T중공업은 올해 '전체 매출 3725억원, 국방분야 1300억원'이 오는 2011년에는 '전체 매출 1조원, 국방분야 35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경제'가 흔들려도 '계획경제'라는 버팀목이 매우 큰 회사다.

S&T중공업은 한때 창원은 물론, 전국 노동계에서도 매우 유명한 회사였다. 옛 회사이름인 통일중공업, 이름만 들으면 '아~ 그 노조!' 하고 생각나는 회사였다고 한다. 통일중공업이 투쟁을 하면서 창원 시내가 떠들석했다. 강경노조의 상징이었다. 이랬던 회사가 이제는 싹 달라졌다.

지난 2005년 6월, 최평규 회장의 S&T그룹 계열로 바뀐 이후, 노사가 합심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제는 어딜 가도 옛 통일중공업의 '냄새'를 맡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때문에 회사의 생산성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던 지난 1999년 매출 2000억원 수준에 직원에 2500여명에 이르렀다. 하지만 성장성과 수익성이 부각되는 지금, S&T중공업은 올 매출 목표 3725억원에 직원은 당시의 절반을 밑도는 1200여명.

▲ 상용차에 장착될 차축 완제품. S&T중공업은 세계 1위의 다임러벤츠 트럭에 조만간 차축을 공급, 세계적인 기술 수준을 자랑하게 된다.

S&T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다임러크라이슬러 트럭의 차축 생산을 시작했을 때에는 일손이 부족해 부사장까지 나서 일한 적도 있다"며 '합심'된 회사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S&T중공업의 차량 부문에겐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한 해다. 트럭용 변속기와 차축을 생산하고 있는 S&T중공업은 올해부터 다임러크라이슬러(DCX)에 차축을 본격 납품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트럭 분야에서 세계 1위인 다임러벤츠 트럭의 엄격한 품질관리 실사에 합격, 이달부터 샘플 테스트를 거쳐 내년부터 제품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박 부사장은 ""세계 1위의 벤츠트럭은 볼보와 스칸디아 등 타사에게도 표준으로 인식되는 만큼, 이번 실사 합격은 세계적으로 제품 품질을 인정받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런 탓에 애널리스트들이 꾸꾼히 찾아온다고 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던 증권분석가들이 삼삼오오 창원으로 내려와 회사 설명을 듣고 난 뒤, 높은 점수를 매기고, 이를 목표 주가에 반영한다고 한다.

때문에 앞으로는 회사 IR(기업설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국내 기관투자는 물론, 내년부터는 해외 투자자까지 대상을 확대한 글로벌 마케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폭염 속에 돌아가는 S&T중공업의 묵직한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은 것은 정중동으로 변하는 노력 때문인 듯하다.

▶ 관련기사 ◀
☞S&T重, 벤츠 트럭에 차축 공급한다
☞(인포머셜) 방위력 강화의 최대 수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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