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6% "주40시간제, 휴가 안고치면 임금삭감"

기업 10곳 중 8곳은 주40시간제와 임금 교섭 연계 방침
13.5%는 단협 개정에 노조가 동의 않으면 단협 해지 등 강경대응 불사
  • 등록 2004-05-24 오전 11:00:10

    수정 2004-05-24 오전 11:00:10

[edaily 김수헌기자] 국내 주요기업은 10개 중 8개꼴로 주40시간제 도입과 관련, 휴가제도를 고치는데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임금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올 7월 또는 내년 7월부터 주40시간 근무제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서울소재기업 125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상의 조사에 따르면 주40시간제 도입과 관련해, 응답기업의 76.9%는 "월차휴가 폐지 및 생리휴가 무급화 등 법 개정내용에 따라 단체협약을 고치는데 노조가 협조하지 않을 경우 단체협상을 임금 교섭과 연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의 관계자는 "주40시간 근무제 도입 협상이 난항을 겪게 될 경우 임금 삭감의 가능성까지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응답기업의 13.5%는 단협 개정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교섭결렬 감수 및 단체협약 해지 등 강경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나, 주40시간 근무제 도입과 관련한 단체협약 개정문제로 노사 갈등이 크게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현행 법 체계상, 법 개정이 이뤄졌더라도 기존의 단체협약 개정이 병행되지 않으면 법 개정의 취지가 퇴색하고 기업 인건비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개정된 법 부칙에서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을 고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한편, 주40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토요격주 휴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은 49.5%, 완전토요휴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이 25.2%에 달하는 등 토요일 절반 이상을 쉬는 기업이 4곳 중 3곳(74.7%)에 달했다. 따라서 기업들을 중심으로 토요휴무제가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토요휴무제 또는 토요격주휴무제를 시행하는 방법은 `연차휴가를 집단적으로 사용한다`가 70.5%로 가장 많았고 주40시간제(토요휴무제) 또는 주42시간제(토요격주휴무) 등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시행하는 기업이 15.9%,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활용하는 기업이 9.1%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들은 주40시간근무제 도입과 관련해 현행 약정휴가를 20% 미만 줄이겠는 기업이 69.3%로 가장 많았고, 21∼40% 줄이겠다는 기업이 17.1%, 절반 가까이 줄이겠다는 기업이 9.1%, 61%이상을 줄이겠다는 기업이 4.5%로 조사됐다. 도입시기와 관련, 주40시간근무제를 법정시기보다 앞당겨서 도입하겠다는 기업은 12.6%에 불과고, 87.4%의 기업들은 법정시기에 맞춰서 도입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상의 관계자는 “주40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삶의 질 향상과 기업경쟁력 향상의 선순환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휴가제도 개선에 노동조합이 적극 협조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순익을 기록하고서도 다른 기업에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해 임금 동결에 합의한 도요타자동차 사례에서 본 바와 같이 올해 주40시간제를 처음으로 도입하는 대기업 노조들이 사회 경제적 파급효과를 충분히 감안해 과도한 요구를 자제하는 상생의 교섭태도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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