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20일 미국 주식 가격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 그 이유는 PER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P/E 비율은 기업의 주가/순이익. 따라서 간략하게 말한다면 P/E가 낮을 수록 주식이 싸보인다. 그러나 많은 예외가 존재한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기업은 지난 주에 전체적으로 22.2의 P/E 비율을 기록했다. 과거 평균은 14.5였다. 물론 저금리와 다시 순이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수 있다. UBS 워버그의 수석 글로벌 시장 투자전략가인 에드워드 커쉬너는 최근 주식에 대해 P/E 기준으로 볼 때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잘 살펴봐야만 할 것이다. 최근 수년간 P/E 비율의 의미가 점점 오염돼 왔기 때문. P/E의 E는 역사적으로 일반회계기준(GAAP)에 따르면 순이익(earnings)를 뜻한다. 역사적 평균을 말할 때의 E가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퍼스트 콜의 E는 "영업이익(operating earnings)"를 말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자체 분석에 의하면 GAAP에 기반한 순이익을 기준으로 할 경우, S&P 500 기업의 P/E는 36.7이 된다. 이는 그 어느때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는 전체적인 주식시장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회복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가 된다.
어째서 그렇게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됐는가? 기업들이 투자자들을 실제 순이익이 아닌 다른 숫자로 이끌기 때문이다. 가장 일반적인 다른 숫자는 영업이익이다. 또 잠정 이익(pro forma earnings)도 있다. 일부 기업은 "경제적 이익", "핵심 이익", "계속영업 이익" 등을 쓰기도 한다.
이러한 이익 숫자는 일반적으로 순이익보다 크다. 그 이유는 기업들이 일부 비용에 대해 특별, 일회성, 예외(exceptional), 비현금이라는 용어를 붙여서 장부에 기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이나 핵심이익, 잠정이익을 쓰건 말건 그에 대한 공식적 가이드라인이 없다. 영업이익과 그외의 용어들은 GAAP 개념하에는 없는 말이다. 특별이나 일시 항목에 대한 표준 정의도 없다. 그 항목들은 "예외 항목(extraordinary items, unusual하고 infrequent해야 함)"에도 거의 맞지 않는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에 의하면 S&P 500 기업중 300개가 넘는 기업들이 영업이익에서 일부 일상적인 비용을 제외시키고 있다.
퍼스트 콜 데이터와 증권거래위원회 보고서를 비교해보면 사실 그러한 원가와 비용을 제외시키지 않았다면 최근 3개월간 S&P 500 기업의 영업이익 1달러당 60센트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컴퓨터 사이언스를 예로 들어보자. 기술 컨설팅 기업인 컴퓨터 사이언스는 올해에 퇴직금에서 소프트웨어 결손처리까지 일련의 비용을 발표했다. 전체적으로 1억 5600만 달러나 됐다. 이 때문에 지난 4개 분기의 순이익은 1억 8490만 달러, 주당 1.08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애널리스트 리서치 리포트나 많은 재무 데이터베이스에서 이익을 체크해보면 그렇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 컴퓨터 사이언스는 "특별 항목"이라는 것을 통해서 월스트리트의 분석가들이 대규모 비용을 무시하도록 만들었다. 보다 호의적으로 보이는 방식을 통하면 컴퓨터 사이언스는 지난 1년 영업이익이 주당 2달러인 3억 4090만 달러였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P/E 비율은 19로, 주가가 합리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특별항목을 포함시키게 되면 P/E는 35로 뛴다.
JDS 유니페이스는 지난달에 6월30일로 끝난 회계연도의 잠정 이익이 6470만 달러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 광섬유 회사는 실제로는 506억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JDS의 잠정 이익은 영업 비용 520억 달러의 98%를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기술주 버블 시기에 부풀려진 가격에 사들인 많은 자산에 대한 장부에서의 삭제행위가 있었다. JDS는 잠정 이익을 설명하면서 "우리가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자산을 사들였기 때문에 인수 자산은 우리의 재무 건전성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한다.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도 거의 예외없이 기업의 노선을 따라간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분석에 의하면 JDS 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S&P 500에서 JDS가 제외될 경우, GAAP을 기준으로 한 S&P 500의 P/E 비율은 5포인트 떨어진 31.2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에 너무 많이 초점을 맞춤에 따라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의 이익 측정이 많은 것을 놓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기도 하다. CSFB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톰 갤빈은 "의견이 일치한 단 한가지는 자의적인 회계 방법이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업이익이나 잠정이익을 강조하는 기업들은 그들은 누구를 오도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단지 일반적이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항목들을 분리해냄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계속적인 비즈니스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려 했다는 것이다. 이 항목들이 일반적으로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종종 이를 "일회성 처분익"으로 분리해내기도 한다.
지난 10년간 일부 산업에서는 자체적인 수익성 측정 방식을 개발해냈다. 라디오 방송국 운영업체는 "방송 현금흐름(broadcast cash flow)"을, 부동산 투자신탁은 "영업 펀드(funds from operations)"를 만들었다.
물론 가장 피크를 이룬 것은 인터넷 붐이 시작되고 나서다. 3년전 아마존의 매출은 엄청난 속도로 늘었다. 그러나 순손실은 일부 투자자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1998년 2분기에 아마존은 자체적인 새로운 잠정 수익성 표준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마존이 적자를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회계 변경으로 아마존 주가는 과거 매출의 21배에서 거래됨으로써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보였다.
아마존은 영업권(goodwill)으로 알려진 무형자산을 결손처리한 규모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퍼스트 콜의 리서치 디렉터인 척 힐은 처음으로 잠정 (이익) 기준 경향을 목도한 것은 야후가 자체적인 잠정 기준을 발표했던 1998년 4분기라고 말한다. 그 이후로 봇물 터지듯 나왔다고 전한다. 그는 "일부 기업들이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을 목도한 뒤, 그들은 봉투를 좀 더 밀어넣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곧바로 수백개의 기술 기업들이 GAAP에서 순이익을 내는데 포함되는 주식 보상이나 급여세와 같은 정식 비용을 제외시켰다. 많은 구경제 기업들도 애널리스트들이 잠정 숫자를 용인하는 것을 보고서는 "특별"이나 "일회성" 항목의 경계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관행이 거의 모든 산업에서 발견되고 있다.
퍼스트 콜에 따르면 하니웰 인터내셔널의 영업이익은 최근 4개 분기 동안 주당 2.52달러가 된다. P/E는 15다. 그러나 다양한 고객 계약에 따른 손실이나 GE와의 합병 실패에 따른 비용이 제외돼 있다. 실제로 순이익은 주당 77센트며, P/E 비율은 49가 된다.
사무용품 체인점인 스테이플스의 경우는 영업 이익 기준 P/E가 27이다. 그러나 순이익 기준으로는 132다. 코닝의 경우는 영업이익의 11배에서 거래된다. 그러나 과도평가된 무형 자산을 결손처리했던 48억 달러를 포함시키면 P/E가 아예 없게 된다. 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확실히 P/E는 확실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아니다. 성숙 기업과 저성장 산업은 낮은 P/E을 갖는다. 그러나 한자릿수 P/E라고 해서 광산회사를 사야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지금 당장 기업이 망하기 직전이지만 이전 분기의 이익 때문에 P/E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기업체가 손실을 보던 시기를 끝내고 아주 적은 이익을 내면 P/E가 아주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기업의 주가를 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전망이 호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이익 숫자가 애널리스트들에 의해 인용되면 이 숫자들은 거대한 정보 먹이사슬에 들어가게 되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수백개의 뉴스 전달매체를 통해 유통된다.
야후 파이낸스를 보면 퍼스트 콜의 영업이익 통계치가 부가 설명도 없이 실제 재무실적처럼 올려져 있다.
메릴린치의 통신장비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칭은 시스코가 올 봄에 22억 5000만 달러의 재고 결손처리를 했을 때, 시스코를 옹호했으며 잠정 이익에서 비용을 제외시켰다. 그는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들은 깨끗한 숫자를 원한다. 우리는 향후 이익에 관해 예측성이 있지 않은 그러한 일회성 요인은 제외시킨다"고 말한다.
회계 전문가들은 문제는 깨끗한 숫자들이란 것이 분식된 숫자일 수 있는 점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기업이 엄청난 규모의 자산을 결손처리한다는 것은 그 기업들이 과거에 충분히 자산을 감가상각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 또한 부실채권을 털어버릴 때는 과거의 매출과 순이익이 이러한 손실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뉴욕의 바루치 칼리지의 회계 교수인 더글라스 카마이클은 "끔찍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잠정 이익에는 일관성이 없을 뿐 아니라 비교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회계 기준은 해고 관련 비용을 비즈니스 사이클의 정상적인 일부로 간주한다. 모건 스탠리와 메릴린치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이 회사들이 주장하는 것을 따라서 이를 영업이익에 포함시킨다. 그러나 씨티그룹, 프로그레시브, 다우존스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해고 비용을 제외시킨다.
노텔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노텔의 2분기 재고 결손처분을 포함시킨 이익 추정치를 퍼스트 콜에 제출했다. 그러나 시스코, JDS 유니페이스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재고 비용을 제외시켰다.
금융기관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경우에는 대규모 투자 손실을 포함시켰지만 웰스 파고의 경우에는 이를 제외시켰다.
잠정 회계가 확산되고 있는 동시에 이에 대한 반작용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주에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 살로먼 스미스 바니의 부동산 투자신탁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업계 자체적인 잠정 수식보다는 GAAP에 보다 치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