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올해 우리경제는 최근 2년간의 10% 내외의 고성장이 막을 내리고 불황이 재습하게 될 것"이라며 "외환위기 이후 높아진 외자계의 영향력이 기업과 금융권의 지각변동을 일으켜 모든 국면에서 다면경쟁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경제연은 이날 "2001년 10대 트렌즈"란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구조조정 여파로 상반기에 심각한 침체가 예상되며 하반기 경기의 회복여부는 미국경기 연착륙과 구조조정의 차질 없는 마무리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삼성경제연구소가 밝힌 2001년의 10대 트렌즈를 정리한다.
◇불황의 재습(再襲)
- 2001년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수준인 5%대로 하락(상반기는 4%대)·성장률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물가와 실업률이 상승하여 98년과 유사하게 어려움을 겪을 전망
- 구조조정에 차질이 발생하거나 미국경기가 급랭할 경우 물가와 실업률 등이 4%를 넘는 "트리플 4"가 우려됨.성장률은 4% 이하로 하락함.체감경기 급랭 속에 가계파산과 기업부도 확산
◇CEO의 시대
-CEO의 전략적 판단과 결단을 요구,불안정한 상황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을 지배하면서 전략적 판단을 하고 결단을 내리는 CEO의 중요성이 부각.CEO에는 기업경영자 뿐 아니라 금융기관장, 공기업 사장, 고위 공직자, 지자체 단체장 등이 모두 포함
-CEO가 갖추어야 할 핵심역량으로 구조조정이나 기업회생을 주도하는 추진력이 특히 중시.시장원리가 신속하고 엄격하게 적용됨에 따라 유능한 CEO와 무능한 CEO간의 격차(divide)가 확대.CEO에게 요구되는 핵심능력은 비전 제시, 결단, 도덕적 설득력의 세가지.
◇금융재편 가속과 대규모 자금이동
-급류를 타는 금융구조조정과 금융산업 재편.시장개방, 외자계 부상 등으로 구조조정의 중심이 정부주도에서 시장주도로 전환.예금부분보장제 등의 영향으로 금융소비자 선택에 의한 개편이 진척.정부, 노조 외에 외국인 대주주, 투자자가 새로운 이해당자자로 부상
-대형화, 겸업화가 가속되고 일부 금융권역은 소멸될 것.지주회사 방식의 통합이 본격화되고 합병도 증가.시중은행은 4∼5개로 재편되어 거대화.전자, 유통 등 이업종 업체들의 금융업 진출도 가시화.
-사이버 금융의 확산 등으로 단순인력은 공급과잉, 전문인력은 수요초과 현상을 보이고 외국의 금융전문가들이 대거 진출하는 등 금융인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심화.
◇다면경쟁과 새질서
-국경, 업종, 제품, 연령의 경계를 넘어선 경쟁이 본격화.내수시장에서도 세계적 강자들(Giants)과 경쟁이 본격화.경쟁의 구도가 "국내 對 국내"에서 "국내 對 외자계" 및 "글로벌 네트워크간" 경쟁으로 변화
-취약한 국내자본시장의 속성상 벤처기업에 대해 과대평가와 과소평가의 양극단을 오가는 시계추 현상이 당분간 지속.시장신뢰를 상실한 기업들은 자금조달, 제휴 등 모든 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되고 상당수가 도태
◇외자계 지배의 확대
-해외메이커들은 국내시장 조사와 유통망 확보를 마무리했고 2001년 부터는 시장 공략을 강화할 태세.소니, 샤프 등 일본 가전업계는 디지털 가전제품을 본격 출시하고 있고 GM, 도요타 등도 서비스망을 갖추고 이미지 개선에 노력.
- 新상품ㆍ서비스 제공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사업영역도 다각화·P&G의 섬유탈취제 "페브리즈", 시티뱅크의 중소기업금융 진출 등. 외국인투자자들의 경영참여가 본격화하고 국내 소액주주운동과 맞물린 경영권분쟁이 다발
◇공공부문의 지각변동
-변화와 경쟁에서 격리되어 있던 공공부문에 대해 개혁 압력이 거세짐.민간부문의 경쟁이 격화되고 국민의 고통부담이 지속되면서 공공부문 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부상
-작으면서도 강한 정부와 공공부문 경쟁력 강화를 지향한 조직개편이 다시 거론될 전망,인력감축 등으로 「경쟁무풍」의 공직사회에 변화가 촉발. 연봉격차 확대, 개방형 임용, 전문교육, 다면평가 등을 통해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인사시스템을 구축.
◇대선레이스 시작과 정치리더십 약화
-차기 대선을 겨냥한 여야의 경쟁 시작.권력구조 변경과 정계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하반기에 대선레이스가 본격화하면 정권의 레임덕 현상이 가시화.
-국민들은 민생정치와 정치제도의 개선을 희망하고 있으나 정치권은 장기적 국가전략보다 대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데 역량을 집중. 대선레이스에 들어가면 현안 처리를 위한 결단이 어려워지고 사회이슈 돌출로 갈등이 증폭될 우려.
◇남북관계 숨고르기
-물꼬가 트인 남북관계는 내실 위주로 이행. 북한은 체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대미ㆍ대남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남한은 경기침체 및 여론 저항 때문에 대북지원에 한계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북한 미사일 및 핵문제의 현실적 해결에 주력하면서 대북협상에서 상호주의 입장을 강화.
-민간의 경협은 수익성 위주로 진행.국내 기업의 경영환경 악화로 대북투자는 수익성 위주로 진행될 것이며, 이는 정상적인 거래관행 정착의 계기로 작용
◇모바일의 확산
-무선인터넷 등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 확산.무선통신단말기 보급이 임계량(critical mass)을 넘어서고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본격 제공. 2000년말 휴대폰 가입자는 2700만명으로(1.6명당 1대 보유) 관련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
- 2001년에는 휴대폰으로 데이터와 동영상을 받을 수 있는 IMT-2000 사업의 준비 작업이 본격화. 기업들은 모바일 사무실을 구축하여 업무에 활용.보험회사, 유통ㆍ물류회사, 통신회사 등은 무선인터넷을 활용하여 고객의 고정화를 도모(lock-in)할 것.
◇다모작 생애 추구
-정년과 실업이 없는 多毛作 生涯를 추구.전 생애에 걸쳐 다양한 직장과 직무를 경험하는 소위 다모작 생애가 본격적으로 전개. 과거에는 일단 입사하면 직장을 옮기는 것을 꺼려했으나 구조조정으로 한 조직에만 기대고 살아갈 수 없다는 인식이 일반화되고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는데 주력.
-평생동안 여러 직장과 직업을 거치면서, 정년을 의식하지 않고 실업상태를 경험하지 않는 사례가 증가. 기업에 입사한 이후 새로운 기회를 안팎에서 찾고 본인의 경력과 시장가치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라도 이동.평소에 새 직장의 탐색, 재취업과 독립을 위한 준비를 병행하고 새로운 출발점이 20대에서 정년퇴직 시점을 포함한 전 생애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음.
-직장이 개인의 비전 실현을 위한 장소가 아니라 경력을 쌓는데 필요한 "일시적 체류장소"로 변모. 현 직장을 경력을 쌓기 위한 중간단계, 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인식,직장생활을 시작한 초기에 잦은 직장이동을 경험하는 것을 선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