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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7시 38분에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경찰서를 나선 A씨는 ‘종이에 적힌 메시지는 어떤 의미인가’, ‘훔친 돈 어디에 쓰려고 했나’, ‘실제로 40억원만 훔쳤는가’라는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는 추가 공범이 있는지, 계획 범행인지 등에 대한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호송차에 탑승했다.
A씨는 지난달 12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에 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송파구 잠실역 인근 임대형 창고에서 최소 현금 40억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현금이 보관됐던 캐리어에 피해자를 향해 “내가 누군지 알아도 모른 척 하라”는 내용이 담긴 프린트물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전후에 폐쇄회로(CC)TV의 전원 코드를 뽑아두고 CCTV 하드디스크를 망가뜨리기도 했다.
앞서 A씨는 범행을 부인하다가 경찰이 돈이 담긴 상자를 발견하자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부천의 창고에서 39억 2500만원 만 훔쳤다”며 “며칠 전 업무차 창고를 둘러보다가 지퍼가 살짝 열린 (피해자의) 여행 가방를 우연히 발견해 욕심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숨긴 현금 40억 1700만원을 압수하고, 임대 창고에 보관된 현금의 정확한 액수와 출처,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절도 혐의와 관련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며 “현금 출처와 관련해서도 범죄 수익금인지 여부 등에 대해 수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