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부터 이중항체까지, 얀센 다발성 골수종 후기 치료 시장 장악하나

초기 치료 장악한 BMS, 후기 치료 옵션 늘리는 얀센
5차 이상 다발성 골수종 CAR-T 신약 '카빅티' 보유
이중특이항체 '테크베일리' 및 '탈베이' 2종 美승인도
"국내 바이오텍 개발 초기 단계...빅파마 세력 더 커질 것"
  • 등록 2023-08-22 오전 9:47:43

    수정 2023-08-22 오전 9:47:43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미국 얀센이 다발성 골수종(MM) 4차 이상 후기 치료 시장을 타깃할 신개념 약물을 속속 확보하고 있다. 얀센은 지난해 키메릭항원 수용체(CAR)-T 신약 ‘카빅티’에 이어 최근 이중특이항체 신약 ‘탈베이’를 승인받았다. 해당 질환의 초기 치료 시장을 장악한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와 맞대결 중인 얀센이 후기 치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큐로셀이나 업테라 등 일부 바이오텍도 관련 후보물질을 확보했지만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제공=게티이미지, 얀센)


MM은 골수(뼈)에서 분화돼 증식하는 플라스마 B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할 때 발생하며, 재발률이 높은 난치성 질환이다. BMS의 레블리미드(성분명 레블리노마이드)와 포말리스트가 MM 환자의 1~3차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레블리미드는 1~2차, 포말리스트는 3차 치료제로 주로 쓰인다. 이밖에 얀센의 ‘벨케이드’(성분명 보르테조밉)나 암젠의 ‘키프롤리스’(성분명 카르필조밉) 등이 각각 MM 환자의 1차와 2차 치료단계에서 쓰이고 있다.

레블리미드의 최근 매출은 제네릭 출시로 위기를 겪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 레블리미드 매출은 14억6800만 달러(한화 약 1조9700억원)로 전년 동기(25억100만 달러) 대비 41% 감소했다. 그럼에도 이 약물의 성분인 레블리도마이드 계열 약물이 MM 초기 치료에서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에 BMS와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가 나란히 MM 대상 후기치료제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MM 후기 치료용 CAR-T는 ‘BMS’가 ‘얀센’ 앞서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얀센은 단일항체부터 CAR-T, 이중특이항체까지 4차 이상 단계의 재발성 및 불응성 MM 환자를 위한 신약 옵션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4차 이상 단계 치료제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BMS의 아벡마와 카빅티다. BMS가 2021년 3월과 8월에 미국과 유럽 연합(EU)에서 아벡마를 MM 환자 대상 5차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얀센은 이보다 좀 늦은 2022년 2~3월 사이 카빅티를 미국과 EU에서 같은 적응증으로 승인받았다.

BMS는 EU나 일본 영국 등에서 아벡마를 4차 치료제로 확대 승인받았으며, 현재는 3차 치료 진입도 노리고 있다. 얀센은 현재까지 5차 치료제인 카빅티를 단숨에 2차 치료제로 확대 승인 받기 위한 추가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지난 5월 EU에서 해당 임상 기반 카빅티의 2차 치료 적응 관련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CAR-T에서 얀센이 BMS를 뒤쫓고 있지만, 항체 기반 MM 신약은 다르다. 얀센은 지난 2015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CD38을 타깃하는 단일항체 기반 ‘다잘렉스’(성분명 다라무투맙)를 MM 환자의 4차 이상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다잘렉스 관련 병용요법이 1~2차 치료 적응증도 획득하면서, 지난해 이 약물은 세계에서 총 80억 달러(한화 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얀센이 개발한 이중특이항체 기반 다발성골수종 환자의 5차 이상 치료제 ‘탈베이’(성분명 탈퀴타맙-tgvs, 왼쪽)와 테크베일리’(성분명 테클리스타맙, 오른쪽).(제공=얀센)


얀센, 이중특이항체 신약 2종 최초 확보...“역전 발판 마련”

이에 더해 지난 10일(현지시간) FDA가 얀센이 개발한 이중특이항체 기반 ‘탈베이’(성분명 탈퀴타맙-tgvs)를 MM 환자의 5차 치료제로 가속승인했다. 탈베이는 T세포 표면의 CD3 수용체와 혈장세포 GPRC5D에 동시에 결합하는 이중특이항체로 해당 기전을 가진 최초 신약이다.

지난 7월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도 탈베이에 대해 승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에드먼드 챈 얀센 유럽·중동·아프리카 부문 대표는 “EU는 물론 탈베이의 승인국을 늘리기 위해 사세를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 확보한 ‘테크베일리’까지 시장이 확대된다면 MM 환자의 후기 치료에 있어 미충족 수요를 충당할 주요 옵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얀센의 ‘테크베일리’(성분명 테클리스타맙)는 B세포성숙항원(BCMA)와 CD3를 동시 타깃하는 이중특이항체다. 현재까지 미국과 한국 등에서 MM환자의 5차 치료제로 테크베일리 각각 2022년 10월과 2023년 7월에 승인됐으며, EU에선 관련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얀센의 모회사인 미국 존슨앤존슨(J&J)의 시가총액은 4482억 5000만 달러로 전제 제약바이오 기업중 2위에 올라 있는 상태다.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 개발업계 관계자는 “테크베일리에 이어 탈베이까지 각각의 기전에서 최초의 이중특이항체로 이름을 올렸다. MM 관련 후기 치료 분야에서 다양한 치료옵션으로 얀센의 장악력이 높아진 셈이다”며 “다잘렉스마저 초기 치료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얀센이 MM 치료 시장에서 전방위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에서는 큐로셀이 MM 후기 치료 적응증 획득을 위한 BCMA 타깃 ‘CRC02’의 동물실험을 마쳤지만, 추가 임상개발 진행 여부를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회사 측이 아벡마나 카빅티가 선점한 시장에서 개발 완수 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밖에 업테라와 보령(003850)이 공동으로 전사인자 단백질 분해 방식의 다발성 골수종 신약을 개발 중이지만 아직 초기 발굴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관계자는 “일부 전통제약사가 레블리미드 제네릭 등으로 MM 시장에 진출했지만, 신약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다”며 “당분간은 게임체인저가될 약물이 국내에서 나오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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