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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는 물론 전진당도 정계서 퇴출 가능성
19일(현지시간) 태국 영자지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태국 의회는 표결을 통해 피타 대표가 이번 회기엔 다시 총리 후보로 나설 수 없다고 결정했다. 원래 이날 회의는 총리 선출을 위한 회의였지만 친(親)군부 의원들이 주동이 돼 피타 대표의 총리 후보 자격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주 1차 투표에서 이미 총리 선출이 무산된 만큼 일사부재의 원칙에 따라 피타 대표는 이날 예정된 2차 투표에 나설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관례대로면 하원 다수당 지도자인 피타 대표가 총리가 되는 게 수순이지만, 1차 투표에서 피타 대표는 군부가 지명한 상원의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전진당은 지난 선거에서 징병제·왕실 모독죄 폐지 등 진보적인 공약을 내세워 군부·왕실과 정면으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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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군부 개혁 바라던 지지자 분노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한 엘리트 기업인 출신인 피타 대표는 지난 5월 총선(하원의원 선거)에서 전진당을 원내 1당에서 올려놓는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 20년간 태국 정치를 양분해 온 군부와 탁신 친나왓 전(前) 총리 세력에 염증을 느끼던 청년과 도시 지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그 덕에 20년 넘게 하원 1당을 차지하던 탁신계 정당을 밀어내고 다수당을 거머쥐는 이변을 일으켰다.
문제는 개혁 열망이 좌절된 전진당 지지자들의 분노다. 이날 전진당 지지자 수백명은 수도 방콕에서 군부와 상원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주도한 소묫 프룩사카는 쿠데타를 일으킨 사람들이 활보하는 동안 현재는 민주주의로 탄생한 정부를 죽이는 장치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에 참여한 위라시니 사캐오는 “나는 화가 난다. 그들(의원들)은 국민의 뜻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일각에선 시위가 격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차기 내각에 군부가 참여할 경우 전진당 지지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티티난 퐁슈디락 촐랑롱콘대학 교수는 “전진당이 정권에서 배제되면 시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시위가 격화된다면 프아타이가 이끄는 정권이 강경 진압을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