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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20대 초반의 남성이 편의점에서 담배를 산다고 치자. 만약 편의점에서 ‘나이’를 확인하려 한다면 이 남자는 신분증을 꺼내 제시해야 한다. 원치 않아도 얼굴 사진과 주소,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까지 보여줘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머지않아 이런 일은 점차 없어질 전망이다. 이른바 ‘디지털 신분증’ 시대가 다가오고 있어서다.
이정화 LG CNS 블록체인사업추진단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신분증은 신원 인증 시 불필용하게 많은 정보를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며 “상황에 맞게 제출할 항목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반 분산 신원증명(DID) 기술을 바탕으로 구축되는 디지털 신분증은 본인이 제공할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가령 자동차를 렌트를 할 때도 운전면허 정보, 연락처, 이름 등 디지털 신분증에 저장된 정보 중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로 정보 위·변조 가능성도 줄어든다.
이 단장은 “디지털 신분증은 고객이 개인정보에 관한 자기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스스로가 개인정보 관리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행안부는 내년부터 운전면허증, 장애인 등록증 등으로 디지털 신분증 발급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로, 올해 금융·공공 분야 블록체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LG CNS도 수주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단장은 ‘지갑은 두고 다녀고 스마트폰은 항상 챙기는’ 현대인의 특성상 디지털 신분증이 빠른 시일 내 대중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에서 구현되는 디지털 신분증은 휴대성은 높고, 분실할 염려는 적다. 그는 “스마트폰 속 디지털 신분증만 있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향후에는 본인인증은 물론 투표 기능까지 지원하며 공유 킥보드 렌트, 콘서트 예매 등 다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