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이제는 전 국민에게 익숙해진 ‘토스(toss)’가 지난달 사상 첫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면서 적극 ‘몸값 끌어올리기’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 지 약 5년 만의 성과라고 하면서요.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대표 이승건)는 지난 7일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언론에 대대적으로 배포했고, 많은 매체들이 이를 인용해 보도를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관련 기사들을 읽으면 느낄 수 있듯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습니다.
회계·재무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엄연히 다른 개념입니다. 영업이익은 기업의 주된 영업활동에 의해 발생된 이익으로,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관비 등을 뺀 순매출액이 이에 해당합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일정 회계기간 동안 발생한 전체 수익에서 영업 비용 뿐 아니라 영업 외 비용까지 모두 포함한 총비용을 뺀 금액을 말합니다. 흔히 순이익이 플러스(+)면 흑자, 마이너스(-)면 적자라고 표현하는 것이죠.
토스도 분명 이러한 점을 알면서도 흑자를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팩트’를 대지 않고 본질을 호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따릅니다.
‘그래서 흑자 규모가 얼마냐’는 질문에 토스 측은 “정확한 흑자 규모는 밝힐 수 없고, 매출액 140억원 보다 비용이 적었다는 수준만 공개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 생각보다 빨리 월간 BEP(손익분기점)를 돌파했다는 데에 의미를 뒀던 것이고, 가능하면 분기 또는 반기 기준으로 더욱 의미 있는 수치가 나오면 그때 구체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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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진(秦)나라 황실에서 유래한 ‘지록위마(指鹿爲馬)’. 토스는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직은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는 것일까요. 언론은 팩트 없는 주장은 그대로 받아쓰기 할 수 없습니다. 언론의 기본 기능은 사실 검증과 감시·비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혁신성에 두각을 나타내며 제3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 예비인가도 따내는 등 이제는 명실상부한 ‘종합 모바일 금융플랫폼’으로 부상한 토스. 그에 걸맞는 자존감을 가지고 본을 보이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