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세 유틸렉스 대표, 주주에 서한 보낸 이유는?

주가 부진, 임상 중단에 대한 우려 반영
식약처 후속 조치 늦어지자 주가방어 차원
파이프라인 이상無 강조…밸류 아쉬움 토로
  • 등록 2019-08-04 오후 2:44:23

    수정 2019-08-04 오후 2:44:23

사진=유틸렉스 홈페이지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주가 하락에 전전긍긍하던 유틸렉스(263050)가 주주 및 투자자 챙기기에 나서면서 주가를 방어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가 이메일과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글을 올리며 직접 주주 및 투자자들 설득에 나선 것이다. 해당 글에는 주가 하락의 원인과 파이프라인(주력제품군)의 진행상황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권 대표는 지난 1일 서한을 통해 “최근 주가 흐름과 관련해 우려가 많을 것 같다”며 “회사도 현재까지 이 상황에 대해 원인을 파악해봤으나, 회사의 사업 진행과 관련한 주가 흐름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유틸렉스의 수많은 임상 중 현재 1개의 임상이 중지돼 있는 상태”라며 “이것이 우리 회사 T세포치료제 플랫폼 전체가 중지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유틸렉스 주가는 지난 2일 전거래일대비 1.89% 하락한 5만7000원에 마감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이후 올해 3월까지는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4월 중순부터 지금까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장중 연중(52주) 최고점을 찍은 지난 3월 18일(14만4500원)대비 60.55% 급감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파이프라인 중 T세포치료제 일종인 ‘앱비앤티’(혈액암치료제)의 임상 2상 중단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4월 19일 앱비앤티의 국내 2상 임상시험용신약(IND) 신청시 제출한 문서와 실사 자료 내 문서 오기로 인한 차이 등의 문제로 인해 임상시험 우선 중지 조치를 내렸다.

식약처는 앞서 같은 달 11일과 12일 양일간 유틸렉스를 대상으로 지난해 9월 국내 임상 2상 IND 승인이 완료된 T세포치료제 앱비앤티의 임상 진행 상황을 불시에 점검했다. 당시 유틸렉스 측이 식약처에 제출한 IND 자료상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GMP) 서류 중 연구원들이 쓰는 연구노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식약처는 연구 노트에서 총 5명의 공여자 이니셜을 발견했는데, 3명의 데이터만 제출된 것으로 봤다.

이에 유틸렉스는 공여자 중 1명인 KHH의 이니셜이 KMH, KHM으로 오기가 됐거나, 연구원들이 흘겨 썼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원래 5명의 공여자를 대상으로 임상 IND를 신청했는데 2명의 데이터가 좋지 않아 이를 제외한 3명의 로 데이터(raw data)만 제출한 게 아니냐고 의심한 것이다.

이에 회사 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소명자료를 제출한 상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 이후 변화된 식약처의 스탠스 때문에 일반적인 이의제기 및 소명의 기회조차 없이 선 임상 중단 후 이의 신청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임상 중단 초기만 해도 해당 조치는 이르면 1개월, 늦어도 3개월 내로 풀릴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에서 예측과 달리 소명 자료 제출 후에도 식약처의 추후 조치가 늦어지자 시장참여자들 사이에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권 대표는 앱비앤티 외 파이프라인에는 문제가 없다고 적극 어필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의 파이프라인은 크게 △T세포치료제 △항체치료제 △CART-T 세포치료제로 나뉜다. 이중 T세포치료제로는 앱비앤티와 ‘터티앤티’(폐암·유방암), ‘위티앤티’(악성뇌종양), ‘CAST’(고형암) 등이 있다.

앱비앤티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 2상 대해 협의중이며, 미국에서는 의약품 의탁생산(CMO) 후보를 선정해 계약체결을 협의 중이다. 중국에서는 연구자 임상 진행을 위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선정을 완료한 상태다.

터티앤티는 현재 국내에서 국립암센터 연구자 임상 종료가 임박했고, 위티앤티는 국립암센터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내년 상반기 종료 예정이다. CAST는 연구자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들 치료제는 미국에서 CMO 계약체결을 협의 중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T세포치료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유틸렉스가 보유한 T세포치료제 플랫폼 기술은 단순하고 효율적인 제조공정을 갖춘 만큼 유사한 치료제의 임상을 진행하는 미국 기업들과 비교를 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중항체를 포함해 15개 이상의 항체치료제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CAR-T 세포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회사가 보유한 잠재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대한 반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권 대표의 주장이다.

권 대표는 “유틸렉스는 3개 플랫폼 아래에 20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기업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믿는다”며 “임상 중지 사안에 가려져 잠재성을 가진 파이프라인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국내 바이오 시장의 흐름과 더불어 임상중지가 겹쳐 회사의 주가 흐름에 실망감이 높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술력과 잠재성을 다시 한번 세심히 봐주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앱비앤티의 임상시험 정지가 풀려야 유틸렉스의 주가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약개발업체의 경우 임상시험 정지가 주가 부진의 주된 이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부터 해결돼야 한다”며 “임상이 다시 재개된다면 주가는 자연스레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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