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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설적이게도 MWC에서 모바일을 떼어 낸 계기는 바로 모바일이다. 물론 거창하게 업계가 내세운 명분은 5세대(5G) 이동통신이 경계를 넘어 융·복합되는 창조적 파괴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그리 아름답지 않다.
“사실 모바일로 다 검색되는데 굳이 전시회에 왜 오나 싶죠.” 현지 출장 기자단과 만난 국내 한 대기업 임원은 전시회 총평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중 이런 말을 했다. 아니나다를까, 과거 유명했던 대형 전시행사 중 다수는 쇠락의 길을 걸었고, 일부 행사는 B2B(세빗)나 IoT(컴퓨텍스) 등 특정 주제로 특화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전시회와 도서 등으로 제한적이었지만, 이제는 인터넷과 이를 활성화하는 모바일로 항시 접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행사장에서도 세계 각 국의 참관자들은 모바일 공식 앱을 통해 전시 정보를 접했다. 종이로 인쇄한 행사 소식지는 외면받아 잔뜩 쌓여있을 뿐이었다.
MWC 개최지 바르셀로나는 1888년과 1929년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며 전시·컨벤션 분야(MICE) 산업이 발전했고, 카탈루냐 지방의 슬픈 역사와 함께 이야기를 쌓아갔다. 하지만 이제 바르셀로나를 대표하는 세계 최대 행사는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MWC의 변화는 ‘통신’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로 변화해가는 역사적인 기로에서 선택을 요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