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1000만대, '보험료 깍아주는' 특약 가입안해

  • 등록 2017-04-23 오후 12:00:00

    수정 2017-04-23 오후 12:00:00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평소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고 주말에만 가끔 차를 이용하는 A씨는 연간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 특약상품이 있다는 것을 작년에 뒤늦게 알게됐다. 하지만 이미 보험에 가입한 상태여서 올초 자동차보험을 갱신할 때까지 기다렸다 올해 처음 가입했다.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 주행거리 연동 특약(이하 ‘마일리지 특약’) 가입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으나, 여전히 1000만대에 달하는 차량은 미가입상태로 나타났다. A씨처럼 뒤늦게 알았다고 하더라도 마일리지 특약은 중도가입이 가능한 만큼 미가입차량들도 마일리지 특약에 가입할 길이 있다.

빠르게 늘지만…1000만대는 여전히 미가입

23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마일리지 특약 가입차량은 개인용 차량 전체 1542만대 중 553만대(36.3%)로 전년 동기 대비 8.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말 기준 도입 1년차 가입률(11.4%)과 비교하면 4년만에 3.2배가 증가한 수치다.

지난 2015년 10월 보험상품 자율화 조치 이후 보험사의 할인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입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주행거리 특약 가입대수는 2013년말 197만대에서 2014년말 300만대, 2015년말은 412만대로 늘어나면서 전년 대비 증가폭이 2014년 6.9%, 2015년 6.7%를 기록하다 지난해 8.0%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1000만대에 달하는 차량은 미가입한 상태인 것이다. 보험기간 중에 마일리지 특약을 가입할 경우 일할로 계산해 정산시 낸 보험료를 돌려받을 수 있는 만큼 중도에 가입하더라도 혜택은 받을 수 있다. 가입방법은 온라인 가입자들의 경우 홈페이지 접속 또는 모바일 앱을 활용해 차량 번호 및 계기판 사진을 업로드하면 된다. 오프라인 가입자는 설계사를 통해 사진을 전송하면된다.

마일리지 특약 가입차량 중 실제 보험료 할인을 받은 차량 비율은 61.2%로 가입자 10명 중 6명이 혜택을 봤다. 특약을 가입하고 실제 보험료 정산(할인)까지 이루어진 정산자의 평균주행거리는 약 5630km로 주행거리 특약 할인 최대구간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평균 주행거리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약 가입률은 판매채널별로는 온라인 채널(TM/CM) 가입률(55.4%)이 설계사나 대리점 등 오프라인 가입률(20.1%)보다 두배 이상 높다. 차종은 소형차(1000cc 이하)가 41.4%로 가장 높고, 다인승(30.7%)이 가장 낮다. 성별로는 여성의 가입률이 38.5%로 남성(35.5%) 보다 3.0%포인트 높고, 연령대별 가입률은 ‘70세이상’이 가장 높고, ‘20대이하’ 및 ‘50대’의 가입률이 낮게 나타났다.

가입차량 사고율 3분의 2로 낮아…보험사들 앞다퉈 할인경쟁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수입이 낮아지지만 특약 가입자의 사고율이 미가입자 대비 3분의 2수준으로 낮아 손해율 개선에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일리지 특약 할인자(정산)의 사고율은 15.7%, 특약 미가입자는 24.2%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이는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할인률과 할인구간을 늘리며 앞다퉈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1년 12월 최초 판매 시만 해도 최대 할인율은 13.2%에 불과했으나 운행량이 적은 고객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2014년~2015년 17%~20%, 현재는 최대 40%까지 확대됐다. 또 할인구간도 점차 확대돼 7000km에서 현재는 1만8000km까지 할인혜택을 받는 상품들이 나왔다. 손보사 중에서는 한화손해보험이 가장 적극적인데, 한화손보는 올해 1월1일부터 연간 주행거리 1만5000㎞ 이하 고객에게 부여했던 할인혜택을 1만8000Km(할인율 2%)까지 확대하고, 특약 할인폭도 구간별로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에코 마일리지 특약을 판매하고 있다.

성대규 보험개발원 원장은 “금융당국의 보험상품·가격 자율화 조치 이후 보험사의 우량가입자 확보를 위한 상품·가격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주행거리 상품처럼 위험도가 낮은 가입자를 지속적으로 선별하여 보험료 부담을 낮춰주는 선제적인 상품개발 전략이 향후 경쟁우위를 결정짓는 핵심역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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