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현금부자`면서도 고용·투자엔 인색

현금 보유 규모 8000억弗
리먼사태 후유증 완전히 못 떨쳐
  • 등록 2011-06-23 오전 10:23:03

    수정 2011-06-23 오전 10:23:03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현금부자` 미국 기업들이 여전히 신규 고용 창출이나 새로운 공장건설 등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등가물 규모는 8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렇게 기업의 높은 현금보유에도 불구, 미국 실업률은 여전히 9%를 넘고 있으며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은 5만4000개에 그쳐 8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여전히 고용 창출을 꺼리는 이유로는 경기회복 부진으로 또 다른 신용위기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인센티브 제도 부족 등으로 신규 인력 채용이나 공장 건설에 나선다 하더라도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실질 수익률이 기대를 밑돌고 있다는 점도 이들이 현금 소비를 주저하게 하는 이유로 꼽혔다.

데이브 러츠 시티펠 니콜라우스 트레이딩 부문 이사는 "기업들이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여전히 신용경색 사태 발생 등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뿐만 아니라 수요조차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굳이 고용에 나설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제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3.1~3.3%에서 2.7~2.9%로, 내년 전망치 역시 기존 3.5~4.2%에서 3.3~3.7%로 각각 하향했다.

`상식의 거대한 실패: 리먼브러더스 붕괴의 내부 사정`이라는 책의 저자인 래리 맥도날드는 "리먼 사태 이후 약 18개월간 금융시장이 고사상태에 처하는 등 지독한 어려움을 경험했던 기업들이 현금 보유를 늘렸고, 결론적으로 이를 지출하기 꺼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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