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새로운 국제기구, 신흥국가도 동참해야"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인터뷰
현재 위기, 디지털 금융감독 시스템 못 따라가
세계 경제 공조 합의..내년 4분기 회복세 들어갈 것
김정일 건강이상설..북한사회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
  • 등록 2008-10-22 오전 10:25:24

    수정 2008-10-22 오전 10:25:24

[이데일리 김보리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신(新) 브레튼우즈`창설에 대해 현재의 금융시스템은 금융계 변화를 못 맞추고 있다며 새로운 국제기구를 창설할 경우 신흥국가도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2일자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신 브레튼우즈 창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번 금융위기는 기존(아날로그) 금융감독시스템이 현재(디지털 시대) 금융계 변화를 맞춰가지 못함을 보여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은 "IMF(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 등 여러 국제기구가 있지만 새로운 금융거래환경에서는 현재 있는 체제를 대개혁 하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기구를 만들든지, 보완을 해야 할 그런 시점에 온 것만은 틀림없다"면서 새로운 국제기구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어 "한국은 1997년도 아시아 금융위기 때 직접적인 당사국으로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경제성장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모범적으로 이뤄냈다"면서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 때에는 신흥국가의 여러나라가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브레튼우즈 관련 대통령 발언에 대해 "신브레튼우즈 체제에 대해 기존의 기구가 재편될지, 새로운 기구를 만들지는 세계 각국과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며 "체계 개편이나 창설이든 간에 신흥국가가 동참하거나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바란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대통령은 지난 15일 "빠르게 세계화되고 경제가 국제간에 빠른 속도로 넘나드는 이 시점에 사전 사후를 규제하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새로운 국제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새로운 국제기구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현 위기가 97년 외환위기 당시 보다 심각한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은 "그 때와는 내용이 조금 다르다"면서 "97년 위기는 아시아에 국한된 것이었지만 현 위기는 미국, 유럽 등 모든 나라에서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 대해 "세계 주요국가들이 모여 재정투자를 과감하게 하고 세계경제를 살리자는데 합의를 만들어 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렇게 되면 내년 4분기쯤 되면 회복세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고 언급했다.

한-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과 관련, 대통령은 "현안의 한 두가지만 해결되면 연내에 타결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베이징 아시아 유럽 정상회의 기간 중에 사르코지 대통령과 만나 이 문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또 현재 남북대화의 정체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 "북한에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개방하는 것이 북한사회를 지키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또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된다는것을 설득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북한 붕괴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은 "북한 사회가 그렇게 쉽게 붕괴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현황이 분명하게 나오지 않으니까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나는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문제 때문에 북한에 어떤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사회는 김정일 위원장을 중심으로 정상적으로 움직여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북한에 핵무기가 있다없다 단정지을만한 현상을 목격한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6자회담 핵 폐기 조사과정이 제대로 진행된다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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