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변신`..사업형 지주회사로 간다

독일 보쉬와 2차전지 합작법인 설립
OLED 분리, 삼성전자와 합작법인 설립 추진
PDP사업 조정이후 사업형 지주회사로 탈바꿈
  • 등록 2008-06-16 오전 11:10:00

    수정 2008-06-16 오전 11:34:31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으로 대변되던 삼성SDI(006400)가 변신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와의 OLED 합작법인 설립추진, 독일 보쉬와의 2차전지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전체적인 사업구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OLED와 2차전지 합작법인 설립이 마무리될 경우 삼성SDI는 이른바 `사업형 지주회사` 형태를 갖출 전망이다.

◇2차전지 `독일 보쉬와 손잡았다`

삼성SDI는 우선 세계최대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의 보쉬(BOSCH)와 하이브리드 자동차(HEV)용 2차전지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분은 양사가 절반씩 보유하게 되며 이사회와 대표이사도 동수로 구성하기로 했다.

현재 HEV용 2차전지 시장은 일본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산요에 이어 세계 2위를 점하고 있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보쉬와의 합작이 성사됨에 따라 사업확대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삼성SDI의 2차전지 기술과 보쉬의 판매망이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로 새워지는 합작사 사명은 에스비 리모티브(SB LiMotive)로 오는 9월 설립되며 본사는 한국에 둘 예정이다. 2010년에 HEV용 배터리를, 2011년에 HEV용 배터리팩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이번 합작사를 통해 에너지 사업을 모바일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중대형 영역까지 확장하게 된다.
 
삼성SDI는 이미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와 HEV용 전지의 공동개발을 하고 있으며, 이번 보쉬와의 합작사 설립을 시작으로 차세대 에너지 사업을 본격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자가 필요해` OLED 통합 추진

삼성SDI는 현재 차세대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삼성전자와 합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양사가 각자의 사업을 분리해 별도법인을 만드는 방식이 유력하다.

삼성SDI는 OLED분야에서 세계적인 양산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본격양산을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주력사업인 PDP가 부진에 빠지면서 이를 자체적으로 감당하기는 버거운 입장이다. 투자가 미뤄질 경우 후발주자들에게 추월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LCD총괄에서 OLED사업을 맡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서기에는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삼성그룹 전체적으로 봤을때 삼성전자의 자금과 삼성SDI의 기술을 결합시키는게 최적의 방안이라는 결론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업형 지주회사로 탈바꿈

삼성SDI는 또 적자가 계속되고 있는 PDP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에게 PDP사업 넘기거나, 삼성전자가 일정기간 위탁경영을 하는 방안을 놓고 협의에 들어간 상태다.

PDP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면 삼성SDI는 독일 보쉬와의 합작법인, 삼성전자와의 OLED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업구도를 갖게 된다.

삼성SDI는 관련작업들이 마무리되면 자체적으로 2차전지, 모바일디스플레이, 브라운관 등의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삼성SDI가 그룹의 태양광사업을 맡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자체적인 사업들외에 HEV용 2차전지 합작법인, OLED합작법인 등을 일종의 자회사 형태로 거느리게 된다. 이른바 `사업형 지주회사`의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업조정이 마무리되면 삼성SDI는 디스플레이보다 2차전지 등 에너지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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