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시장 갈수록 냉랭..에이엠에스티 "IPO 연기"

주간사와 공모가 산정 이견 끝에 연기
공모주시장 부진 `불똥`
  • 등록 2007-11-09 오전 11:47:50

    수정 2007-11-09 오전 11:54:10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싸늘한 공모주 시장 분위기 속에 급기야 기업공개(IPO)를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올 것으로 우려된다. 상장 문턱을 넘었던 한 기업이 상장을 연기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증권업계와 IPO시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예비상장심사를 통과한 에이엠에스티가 코스닥 상장 계획을 일단 보류키로 했다.

에이엠에스티 관계자는 "주주들에게 먼저 공지한 후 다음 주 회사의 공식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면서 상장 연기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에이엠에스티는 1998년 설립된 반도체부품 제조업체로 지난해 매출 215억원, 영업이익 99억원의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에이엠에스티와 같이 예비상장심사를 통과한 이엘케이는 이미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씨모텍과 세실은 상장을 앞두고 있다.

예비상장심사를 통과한 기업은 6개월 안에 상장해야 한다.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한 이후 상장을 미루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KRX 통합 이후 2건이 있었다. 지난해 인티그런트테크놀러지가 4월 심사를 통과한 후 미국에 회사를 매각하면서 7월 철회했고, 지난해 11월 승인됐던 올품은 조류독감 악재가 터져 3월 상장 포기를 밝혔다.

에이엠에스티는 최근 시장에서 적정 공모가를 받기 힘들다고 보고 상장을 연기하기로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에이엠에스티 IPO 주관을 맡은 교보증권측은 "에이엠에스티와 주간사 사이에 공모가에 대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태는 그만큼 최근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어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새내기주들이 상장하자마자 무더기로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데다 현우산업은 청약건수가 부족해 공모자체가 무산될 뻔하기도 했다. 한때 안전투자처로 각광받던 공모주가 돌연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한 상황이다.

공모주 시장은 지난 9월께부터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IPO업계는 금융감독당국이 지난 6월부터 풋백옵션 폐지 등을 담긴 IPO시장 선진화 대책을 시행한 이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한 증권사 IPO 관계자는 "풋백옵션 제도가 폐지된 이후, 공모주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는 물론 기존주주들 모두 팔려고만하고 있다"며 "공모주 시장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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