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세형기자] 증권사들이 지난해말 내놓았던 종합지수 연간 전망치를 한달이 채 못 돼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북한 핵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내 소비심리 급랭 등이 주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시장 전망치를 낮춤에 따라 그만큼 증시 상승 시기도 늦춰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15일 기존의 경기 불확실성에 근거한 박스권 투자전망을 유지하지만 전망범위는 580∼700포인트로 기존보다 50포인트를 낮췄고 투자전략으로는 "비중축소"를 제시했다.
김지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말 북핵문제가 대두된 이래 주가는 연말 627p, 올들어 628p까지 급락하면서 장외뉴스에 민감한 급등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장외 재료에 시달리는 동안 대세상승론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후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전망에 있어서 핵심적인 것은 소비급랭 여부를 꼽고 현재 상황은 소비급랭 조짐보다는 "소비급랭 우려" 쪽에 가깝다며 예상 변동범위를 소폭 하향조정했다.
그는 "실물지표에 비해 경제주체들의 심리는 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할인점 판매는 둔화하고 있으나 급랭하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동차, 휴대폰 판매 등에서 특기할 만한 소비급랭 조짐을 읽기는 어렵지만 가계대출억제, 부동산가격 하락조짐, 고용동향 등에 비추어 내수가 급랭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삼성증권도 지난 13일 올해 종합주가지수 예상범위를 수정했다. 이기봉 애널리스트는 "전망당시 가정하지 못한 북한핵 위기가 예상보다 심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수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IT 수출업체들의 실적전망이 소폭 둔화되고 있다"고 전망치 수정 이유를 밝혔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말 650p를 저점으로 고점은 960p, 평균은 820p를 제시했다. 그러나 이번 조정에서 북한 핵위기와 관련한 시나리오 세가지를 제시하고 최악의 경우 저점이 500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단기 위기 고조후 해소가 기대되는 최선의 시나리오 상황에서도 지수 저점은 610p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고점 역시 가장 높은 지수가 940선으로 20포인트를 낮춰 잡았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정보팀장은 "북한 핵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신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적 리스크, 내수둔화 등으로 인해 전망치는 소폭 낮아지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큰 그림이 달라지고 있다기보다는 시장상승이 생각했던 것보다 지연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