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기존 질서 파괴자 보호해야 - NYT

  • 등록 2000-07-27 오후 3:14:35

    수정 2000-07-27 오후 3:14:35

미국의 뉴욕타임스가 27일 냅스터와 같은 인터넷이 정보산업의 경제학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샌프란시스코의 연방법원이 냅스터 사이트의 폐쇄를 결정했다고 하더라도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완전히 뒤바꿔 버렸기 때문에 기존의 정보 배급업자들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다가는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냅스터와 같은 기존 질서 파괴자를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그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프린트와 이미지, 음성, 비디오 등 거의 모든 정보 유형들이 비트의 흐름으로 변환될 수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이동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은 그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산업의 경제학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인터넷을 통해 음악 디렉토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냅스터다. 냅스터는 음악을 불법적으로 복제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유로 미국 음반산업협회로부터 고소를 당해있는 상태다. 어제 연방판사는 주요 음반회사들이 소유한 음악을 교환할 수 없도록 냅스터의 사이트를 폐쇄하라고 명령했다. 물론 중요한 사건이지는 하지만 그보다는 음악 산업을 흔들어놓고 있는 기술과 경제 세력 사이의 더 큰 싸움으로 보았을 때는 조그마한 분쟁에 불과할 뿐이다. 냅스터는 중앙집중화된 디렉토리를 사용하기 때문을 강제적으로 사이트를 닫을 수 있다. 그러나 그누텔라와 프리넷과 같은 시스템은 디렉토리를 수천개의 컴퓨터로 분산시켜 놓는 시스템을 쓰기 때문에 통제하기가 더욱 더 어렵다. 몇몇 시스템은 강력한 암호체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을 공유했는 지 알아내기가 불가능하다. 냅스터가 폐쇄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기술 때문에 저작물의 인터넷 배급은 계속될 것이다. 음악 산업은 추가적인 지적재산권 보호가 없으면 현재의 형태로는 생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예를 든다. 프랑스 혁명후 새로운 국민의회가 가장 먼저 행한 행동중 하나는 저작권을 폐지시킨 것이다. 몇 년 동안 포르노물만이 출판됐다. 물론 포르노물은 어떠한 지적재산권 체계하에서도 확실히 살아남는 품목이다. 프랑스인은 결국 더 많은 작품을 창작해낼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저작권을 다시 부활시켜야만 했다. 음악산업의 최근의 혼란은 정치적 혁명이 아닌 기술적 혁명의 산물이다. 질문은 이제 음악 배급과 관련된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이 살아남을 것이냐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고품질의 음악을 창작하고 배급하는 것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것이냐가 되어야 한다. 음악산업은 복제 보호의 기준인 음악디지털 보호권에 희망을 걸어왔다. 이 방식에는 두가지 문제점이 있다. 첫째로 기술 문제다. 음악이 한번 음성 사운드로 변환되면 이를 보호할 방법이 없다. 이용자는 음악을 마이크로폰이나 스피커 와이어상의 클립을 사용해 아날로그 형태로 저장할 수 있다. 그리고는 이를 다시 디지털화한 뒤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보낼 수 있다. 두번째는 돈 문제다. 만약 당신이 저작권이 보호된 유명 밴드의 노래를 2달러에 살 것이냐, 아니면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저작권을 보호받지 않는 음악을 무료로 살 것이냐를 놓고 선택해야 한다면 아마도 후자가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오늘날 수만명의 아마추어, 프로 음악인들이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무료로 배급하고 있다. 돈을 내고 음악을 듣는 것은 이러한 무료 음악과 경쟁해야만 할 것이고, 이것은 저작권이 보호된 음악에 대해 높은 가격을 매길 수 없게 만들 것이다. 1980년대에는 많은 PC 소프트웨어에 복제 방지가 돼 있었다. 그러한 소프트웨어를 복제하는 프로그램은 쉽게 구할 수 있었고, 복제 방지술은 해적판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실제 무제는 복제 방지가 불편하다는데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불편함은 경쟁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2년이 지난 뒤 스프레드쉬트 소프트웨어 업체인 로터스는 가격을 대폭 깎는 한편 복제 방지도 풀었다. 이는 소프트웨어 해적판 때문이 아니라 시장 점유율 하락 때문이었다. 이러한 요인들로 볼 때 현재의 음악 분배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음악이 없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가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1920년대에는 라디오 방송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열띤 논쟁이 있었다. 청취자로부터 어떻게 돈을 받느냐는 문제였다. 한 취미잡지의 콘테스트에서 상을 탄 사람이 제안한 것은 진공튜브에 세금을 매기자는 주장이었다. 결국 전국 네트워크의 발흥이 해답이었다. 수백만 명의 청취자를 확보하기만 한다면 개별 청취자에게서 얼마를 받느냐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으로 귀결된 것이다. 오늘날 인터넷이란 음악인들이 전 세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여기서 어떻게 돈을 버느냐는 것이다. 많은 비즈니스 모델이 실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인기 소설가 스티븐 킹은 ‘인질’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그는 한 책의 두 장을 인터넷에 띄운 뒤 만약 독자들이 충분한 돈을 보내준다면 나머지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한다. 냅스터를 제소해 청문회까지 섰던 인기 그룹 메탈리카도 같은 주제의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신곡의 10초만 보내준 뒤 인질 석방금을 보내줘야 나머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메탈리카는 유인책으로 친필 서명, T셔츠 쿠폰, 멤버를 만날 수 있는 복권 티켓 등을 주겠다고 하고 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가입자 확보라는 것과 크게 다른 것도 아니다. 이 칼럼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이미 뉴욕 타임스의 신문에 대해 미리 돈을 지불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컨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음반 산업은 배급 채널과 인기 음악의 마케팅 채널을 장악함으로써 돈을 벌고 있다. 인터넷은 배급에 있어 더 우월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채널의 통제는 점점 더 의미가 축소될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음반 마케팅 전문가들이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다. 더 많은 음악을 접할 수 있으면 있을수록 무수히 많은 음악중에 한 음악을 부각시키는 것은 더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지금은 음반 회사들이 가수들과 배급과 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다. 아마도 장래에는 가수들이 직접 자신들의 음악을 배급하게 될 것이다. 가수들은 가입자 확보, T셔츠 판매 등을 통해 돈을 벌 것이다. 경제정책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중요한 점은 창조적 예술작품을 창조하고 배급할 수 있는 충분한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는 법적인 환경을 수립하는 것이다.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을 보전해야한다는 법은 없다.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완전히 실현시킬 수 있는 모델을 찾는 실험의 위험을 부담하는 기업가가 보상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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