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유레카] 셀트리온 ‘렉키로나’..국산 신약사 다시 쓰다

국산 최초 코로나 치료제 타이틀
12월 누적 처방환자 3만명 돌파 전망
정부 약 5만명 분 추가 구매비 확보
유럽승인으로 글로벌 공급도 본격화
“32번째 신약이지만, 최고 선례 남길 것”
박제휘 상무 “셀트리온 유럽 신뢰 높아”
  • 등록 2021-12-19 오후 2:12:13

    수정 2021-12-20 오전 9:49:32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셀트리온(068270)의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가 국산 신약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1년 7개월 만에 시장에 나와 K-바이오의 위상을 크게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달 투약 환자 3만명 돌파 전망..정부 추가 구매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렉키로나를 투여받은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이달 3만명(지난 19일 기준 3만1229명)을 돌파했다.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승인을 받은 후 약 10개월 만이다. . 최근 코로나19 중증 환자가 늘고 있어 그 사용량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질병청은 약 5만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 렉키로나를 투여할 수 있는 예비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렉키로나는 국내 승인 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높은 사용량을 보인다”며 “지난달 24일 정부가 렉키로나의 치료 현장 확대 공급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확진자의 중증 이환율 감소와 의료부담 감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도 본격화되고 있다. 렉키로나의 글로벌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지난달 유럽 내 9개국과 15만 바이알 공급계약을 체결해 최근 출하를 완료했다. 현재까지 70여 개국과 렉키로나 수출 협의를 진행했으며, 연내 약 1500억원 규모의 공급이 예상된다.

각국의 코로나19 대응 정책도 백신접종 우선에서 치료제 확보와 적극적 투약으로 강화되고 있다. 렉키로나의 글로벌 추가 수주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뜻이다. 렉키로나는 호주, 인도네시아, 브라질, 페루 등 세계 각국에서 허가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자료=셀트리온)


◇유럽 정식 품목허가..다른 나라 진출도 긍정적 영향

특히 지난달 선진 제약·바이오 시장인 유럽에서의 정식 품목허가 획득은 다른 나라의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셀트리온은 렉키로나의 글로벌 3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초 유럽의약품청(EMA)에 ‘정식 품목허가 신청(MAA)’을 제출했다. 이후 제출 한 달여 만에 정식 품목허가를 최종 획득했다. 통상 2개월이 걸리는 과정으로 전에 없던 빠른 승인이었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렉키로나의 효능에 대한 신뢰가 한몫했다. 렉키로나는 앞서 한국, 미국, 스페인, 루마니아 등 전세계 13개국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 13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임상 3상의 결과를 통해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렉키로나를 투여한 고위험군 환자군에선 중증환자 발생률이 위약군 대비 72% 감소했다. 임상적 증상 개선 시간 역시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위약군 대비 4.7일 이상 단축되며 통계적 유의성도 확보했다. 델타 변이 등에 대해서도 동물 효능 시험과 시판 후 유효성 및 안전성 분석 등을 통해 대응력을 입증했다. ‘속전속결은 없다’는 신약 개발 시장에서 전에 없던 성공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셈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렉키로나는 물질 발굴부터 유럽 정식 품목허가까지 국내 기업이 직접 주도한 업계 최초의 바이오 신약”이라며 “국내 서른두 번째 국내 신약이지만, 개발에 도전하는 많은 기업에 최고의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셀트리온)


◇박재휘 허가본부 상무가 말하는 렉키로나 성공 배경

셀트리온 허가본부 박재휘 상무(본부장)는 지난 2월부터 9개월에 걸쳐 진행된 렉키로나 EMA 정식 품목허가의 빠른 획득 배경으로 ‘신뢰’를 꼽았다. 그는 현지 규제기관 심사관들과 여러 차례의 온라인과 유선 미팅을 진행하며 렉키로나의 정식 품목허가를 이끈 인물이다.

박 상무를 비롯한 셀트리온 허가팀은 그동안 현지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 등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절차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바 있다. 하지만 렉키로나 같은 신약은 처음이었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박 상무는 기존과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봤다. 더욱이 렉키로나의 개발을 처음 결정한 시점에는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어떤 가이드라인도 없었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소통을 최대치로 강화했다.

일환으로 허가팀은 개별 유럽 국가들 및 EMA 심사관들과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다수의 논의 절차를 거쳤다, 상호 협의된 사항을 바탕으로 개발을 진행한 것은 국내 업계에서 셀트리온이 처음이었다. 여기에 그간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를 통해 유럽에서 보여준 제품 품질과 생산 능력에 믿음이 더해지면서 절차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박 상무는 “논의절차를 진행하면서 심사관들이 렉키로나의 효과를 확신한다고 느꼈다”며 “항체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만들고 개척해 왔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더욱 신뢰한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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