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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고 씨티그룹 글로벌모바일금융 이사(Senior Vice President)(사진)는 지난 10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년 전 씨티그룹은 SK텔레콤과 함께 모바일머니벤처(MMV)를 설립하고 미국의 소규모 신용조합(Credit Union)이 모바일 금융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모바일 금융 분야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 3월 총 4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모바일 금융 전담팀(GMSD·Global Mobile Solutions Division)을 조직했다.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개별 기업이 필요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씨티그룹이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씨티그룹의 모바일 금융 사업전략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계좌이체와 예금조회, 자동화기기(ATM/CD) 찾기 등 개인 소매금융 사업 위주의 국내 은행과는 차이가 있다.
고 이사는 "씨티그룹은 국내 시중은행처럼 기존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것이 아니다"며 "기업과 기업(B2B), 기업과 소비자(B2C), 정부와 시민(G2C) 등 개별 경제주체 사이에 필요한 모바일 자금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씨티그룹과 한국 현지법인은 지난달 29일 한국에서 영업중인 한 다국적 유통회사와 모바일 거래 시스템을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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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티그룹만의 모바일 금융 전략은
▲씨티그룹은 모바일 금융을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보고 총 45명 가량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들이 생각한 모바일 뱅킹은 은행 계좌가 있으면 모바일 폰을 통해 조회하고 돈을 결제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실제로 중요한 것은 은행 계좌가 있는 고객 뿐만 아니라 계좌가 없는 고객도 대상으로 해야 한다. 또 기업과 기업(B2B), 정부와 시민(G2C)간 거래에서 필요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도 중요하다. 이에 대한 서비스를 씨티그룹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 B2B, G2C간 모바일 금융 서비스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앞으로 어떤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나
▲가령 상품 거래를 하는 두 기업이 현금 수금 담당 직원을 고용해 자금 결제를 맡기게 되면 인간적인 관계나 실수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요인이 작용해 자금 결제 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 또 직원이 직접 자금 결제를 위해 거래 기업에 찾아다니거나 전자결제를 할 수 있는 장소(은행, 사무실 등)를 찾다 보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따라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면 언제 어디서나 대금을 결제할 수 있어 빠르다. 또 대금 결제 정보도 디지털화돼 있어 정확하게 나올 수 있다. 이전에는 30~40일 걸렸던 현금 거래를 2~3일 안에 끝낼 수 있게 된다. 기업은 따로 수금 담당 직원을 고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건비 등 비용 면에서도 줄일 수 있다. 씨티그룹은 이러한 모바일 금융 서비스에 대한 플랫폼을 (개별 경제주체에) 제공하려는 것이다.
- 현재 추진 단계는 어디까지 왔나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B2B, G2C, 개인과 개인(P2P) 등 4~5개 정도의 모바일 거래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이중 2~3개는 이미 시장 테스트에 들어갔다. 내년에는 거의 모든 시장에 준비 중인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시장에서 모바일 금융을 진행해 온 성과는
▲한국에 진출한 한 다국적 유통업체가 지난달 29일 씨티그룹의 B2B 모바일 거래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유수의 한국 기업들과도 높은 수준의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2년 전에는 SK텔레콤과 씨티그룹이 공동으로 모바일머니벤쳐(MMV)라는 합작회사를 만들어 미국에 있는 소규모 신용조합(Credit Union)에 모바일 금융 인프라를 제공한 적이 있다.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에서도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도입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케냐는 5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현재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이 넘는다. 이 모바일 거래를 통해 얻는 경제적 효과가 이 나라 전체 GDP의 1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 한국 시장의 모바일 금융에 대한 규제는 어느 정도로 보나
▲한국의 금융시장은 (당국의) 규제가 심하다 보니 회사들이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서비스가 보급된 것 같다. 사람들이 오히려 혼란스러워한다. 시민들은 그런 면에서 오히려 효용을 얻지 못할 수 있다. 한국의 모바일 금융 시장은 전반적으로 시스템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이를 제대로 갖춘다면 충분히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해외 진출하려는 한국기업에 부족한 점은
▲한국 기업의 모바일 금융 성과에 대해 연구한 자료가 없다. 해외에서 발표를 진행하면서 기업 관련 사례를 쓸 때 케냐 사례를 쓸 수 밖에 없다. 한국 기업이 해외 진출을 하겠다고 말은 하고 있지만 해외 사람들에게 슬라이드로 보여 줄 자료가 없다는 것이 답답하다.
- 모바일 거래를 제외하고 모바일 오피스 관련 사업도 준비하고 있는 게 있나
▲내년 5월 아시아 시장 중심으로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도 시작할 예정이다.
◇ 토마스 고(Thomas Ko) 이사는 누구?
토마스 고 이사는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난 한국계 미국인이다. 한국에서 광남고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대학에서 금융학을 공부했다. 2007년 미국 씨티그룹에 입사해 글로벌모바일금융 이사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