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냉장고가 산으로 간 까닭은?

산속 암자에 냉장고 짊어지고 올라가 배달
삼성 사내방송서 소개 `고객만족` 중요성 강조
  • 등록 2009-09-03 오전 9:44:44

    수정 2009-09-03 오전 9:46:10

[이데일리 김상욱기자] 삼성전자 냉장고가 산으로 갔다?

삼성전자(005930) 대전물류센터는 최근 고민에 빠졌었다. 이유는 바로 충청북도 옥천군 식장산에 위치한 구절사라는 암자때문.

해발 600미터의 깊은 산 속에 위치한 암자인 구절사에서 삼성의 냉장고 구입을 희망했지만 문제는 배달할 방법이 신통치 않다는 점이었다. 구절사에서는 이미 여러군데 구입의사를 타진했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은 상황이었다.

실제 구절사로 올라가는 길은 오르막이 심해 등산객들 조차 쉽게 나서기 어려운 등산로였다. 차량에 실고 배달하는 방법은 아예 불가능했다. 해발 600미터의 고지에 약 500미터의 능선을 타고 가야하는 난코스중에 난코스였기 때문이다.

고민을 거듭하던 직원들은 결국 냉장고를 직접 들고 올라가기로 결정했다. 물론 100킬로그램에 달하는 냉장고를 직접 들고 산길을 올라가겠다는 결정을 내리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냉장고를 원하는 고객을 실망시킬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결국 자발적으로 지원한 직원 10여명은 교대로 냉장고를 짊어지고 구절사로 향했다. 길은 좁고 비까지 내렸지만 천신만고끝에 결국 배달에 성공했다.

단순하게 보자면 냉장고를 배달한 것뿐이지만 배달하는 직원들이나 냉장고를 주문한 고객 입장에서는 평생 잊지 못한 기억으로 남을 일이었다.

고객들의 만족을 위해선 `백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실제 삼성은 3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이같은 사례를 소개하며 고객만족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고객만족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말에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에 위치한 해발 550미터 암자에 복합기를 배달하자, 감동한 고객이 컴퓨터와 모니터를 추가로 주문하기도 했다.

7월에는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에어컨 설치 약속을 지키기 위해 4시간동안 배를 타고 들어간 사례도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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