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냉장·냉동시설을 따로 보유해야 하는 탓에 일반 물류에 비해 시설이나 운영비용 등이 배 가까이 들어가기 때문. 또 시장 자체도 형성되지 않아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게 이유였다. 일부는 얼마 안가 사업을 접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심사숙고 끝에 사업을 시작한 현대택배의 생각은 달랐다. 웰빙 문화와 식생활 개선 등으로 보다 신선한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 것으로 봤다. `블루오션`으로써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런 현대택배의 조심스런 예측은 2년여가 지난 지금, 점점 맞아가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달 25일 찾은 경기도 광주 현대택배 오포물류센터. 신선물류의 `전진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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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0평 규모의 오포센터는 친환경 유기농 대표 브랜드 `초록마을`의 물류 과정을 수행하고 있다. 1층과 2층의 창고동 모두는 초록마을 물품들로 가득차 있었다.
뿐만 아니라, 제품 분류 및 배송의 효율화를 위해 DAS(디지털분배시스템)와 DPS(디지털피킹시스템) 같은 첨단 IT 시스템은 물론, 신선도 유지를 위해 도크(Dock)엔 에어커튼이 따로 설치돼 있었다.
현대택배 오포 물류센터 관계자는 "(오포)센터 짓는데만 약 1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며 "첨단 물류시스템은 물론, 21년 현대택배의 물류 노하우도 녹아 있다"고 강조했다.
오후 6시경이 되자, 배송차들이 하나둘씩 센터로 모여들었다. 다음날 초록마을 점포로 물품을 배송하기 위한 차량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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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물류에 출사표를 던진 현대택배의 꿈은 크다. 머지 않은 시점에 특화(特化) 물류시장에서 큰 일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택배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3자물류(3PL) 중 특성화된 물류 분야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것도 목표다.
이미 외형 성장은 탄력이 붙은 상태다. 사업을 시작한 지 채 2년도 안됐지만, 50%가 넘는 성장세를 구가 중이다. 3PL 사업내 매출 비중도 25%를 넘었다. 올해도 30% 성장한다는 게 목표다.
작년엔 고객사인 초록마을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운영 노하우와 서비스에 대해 합격점을 받은 것이다.
앞으로의 사업 로드맵도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다. 그룹에선 신선물류를 `1등 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경쟁력이 뛰어난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워 중장기 도약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신선물류 사업에 대한 현대그룹이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 지를 읽을 수 있다.
이재복 현대택배 상무(3PL 담당)는 "신선물류의 성장 가능성은 다른 물류분야와 비교해 무한하다"면서 "국내 물류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시장 확대를 대비해 수도권에 오포센터 두배 규모의 물류센터를 세우는 등 투자도 확대해 주력사업으로 키워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