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했더니 역시`..공기관장 낙하산이 점령

재정부 공공기관장 선임 중간집계 결과
친MB계·전직관료 자리 나눠먹기 극심
MB '민간전문가 기용' 약속, 헛공약으로
  • 등록 2008-06-26 오전 10:02:49

    수정 2008-06-26 오전 11:16:16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공기관장에 민간 전문가를 기용하겠다던 이명박 대통령의 선언은 말 뿐이었다. 
 
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인 공기관장 물갈이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공기관장 교체 중간집계 결과 친MB계에 대한 `보은인사`와 전직 관료들의 자리 나눠먹기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가 25일 내놓은 공공기관장 선임 추진상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선임 또는 유임이 확정된 128명의 공기관장 중 대다수가 이같은 `낙하산`으로 채워졌다. 

해당기관 내부출신이 승진했거나(16명) 현 기관장이 유임된 경우(69명)를 제외하고, 선임이 확정된 외부출신 인사 43명 중 절반이 넘는 25여명이 해당부처 관료 출신이거나 친MB인사로 분류된다. 
 
◇`대선공신`들 대거 낙하산 타고 공기관장 입성 

분야와 소관부처를 막론하고 친MB계 인사들이 대거 공기관장 자리를 꿰찼다.
 
임동오 한국사학진흥재단 신임 이사장은 교수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대통령 지지모임인 `나라사랑 시민포럼`을 창립해 호남지역 대학교수 200여명과 함께 외곽지지단체를 이끌었던 인물이다.

김정배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은 고려대 인맥이다. 고대 교수, 고대 연구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고 재단법인 인촌기념회 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직 당시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에게 `청계`를 호로 사용하는게 어떻겠냐는 제안도 했던 걸로 알려져 있다.  

국토부 산하 공기업에도 MB맨들이 대거 진출했다. 류철호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이명박 대선캠프에 참여했었다. 코레일 강경호 사장도 이 대통령 서울시장 시절 서울지하철공사 사장과 서울 메트로 사장을 지냈다.

금융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코스콤(옛 증권전산) 정연태 사장은 대선 전 이명박 후보 자문교수진이었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IT 태스크포스팀 상임위원을 지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주도의 상록포럼 사무총장을 맡기도 했었다. 
 
언론 관련 공기관 중에는 정국록 국제방송교류재단 사장이 대선캠프 특보였고, 양휘부 한국방송공사사장 역시 캠프 방송특보단장을 지냈다.
 
이 대통령 개인조직이던 안국포럼 출신도 빠지지 않았다. 손동영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이 여기서 IT분야 공보특보였다.
 
박대원 한국국제협력단 총재는 전 서울시 국제관계자문대사를 지냈으며, 이명박 대통령의 경북 포항 고향후배다. 대선캠프에도 참여했고 당선인 시절 의전팀장으로도 일했다.

교육부 산하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김성열 한국교육과장평가원장은 인수위 사회교육 문화분과 자문위원이었다. 김 원장은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새 정부 교육정책의 핵심인 `고교다양화 300 프로젝트` 등을 만들었다. 
 
소관부처직위 성명 비고 
경찰청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이사장정봉채전 전남경찰청장, 경찰대학장
교과부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정윤전 과기부 차관
교과부한국사학진흥재단 이사장임동오이명박 후보 지지모임 창립
교과부한국학중앙연구원장김정배전 고려대 총장, 청계천복원시민위원장 
국토부선박안전기술공단이사장민경태전 해양수산부 법무담당관, 전 여수지방해양수산청장
국토부한국도로공사 사장류철호MB 대선캠프 참여 
국토부한국철도공사 사장강경호대통령 서울시장 재직시 서울메트로 사장
금융위코스콤 사장정연태 이명박 대선후보 자문교수진
노동부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노민기전 노동부 차관
문화부국제방송교류재단 사장정국록MB 대선캠프 참여 
문화부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양휘부MB 대선캠프 참여 
복지부한국청소년상담원 원장차정섭전 복지부 정책관
복지부한국청호년진흥센터 소장천상기전 복지부 부이사관
외교부한국국제협력단 총재 박대원MB 대선캠프 참여. 당선인 의전팀장 
중기청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기우전 중소기업청 차장
지경부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손영동MB 대선캠프 참여
지경부 산업기술연구회 이사장한욱전 지식경제부 전략물자기술개발단 위원
지경부한국산업기술시험원 원장이유종전 부산울산지방 중기청장
지경부한전KPS 사장 권오형전 한전 본부장
총리실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김성열대통령직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 자문위원
특허청한국발명진흥회 원장안광구전 통상산업부 장관 

◇퇴임관료 자리만들기 여전
 
정권이 바뀐것과는 무관하게 `전통 낙하산`인 퇴임관료의 자리차지도 여전했다. 
 
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과학문화재단 이사장에는 정윤 전 과기부 차관이 배치됐다. 국토부 산하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에는 민경태 전 해운항만청장, 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공단 이사장에는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이 각각 자리잡았다.
 
지식경제부 산하 기관에도 옛 산자부 관료들이 대거 배치됐다. 이계형 한국산업기술평가원장, 오일환 한국전력거래소 이사장, 최갑홍 한국표준협회장 등이 모두 산자부 출신이다. 또 지경부 산하기관인 한전KPS 권오형 사장은 모기업인 한전 출신이다.

69명의 유임 기관장 중에도 해당부처 관료 출신이 다수 있음을 감안하면 실제 낙하산 숫자는 이보다 훨씬 많다.
 
지난 5월 정부는 공기관 물갈이에 착수할 때  `공모제를 최대한 활성화하고 전문가들이 선정되게 하겠다`고 밝혔었다.
 
또 `중요한건 임명권자의 의지`라며 `결과를 보면 안다`고도 했다. 그러나 중간집계에서 나타는 결과는 `보나마나`로 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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