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결제원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청약접수한 서울 중랑구 묵동 주상복합 `묵동 자이`는 411가구 모집에 94명만이 청약했다. 평균 청약률은 23%에 그쳤고, 317가구는 미분양으로 남았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600만-1700만원선으로 인근 시세를 감안하면 다소 높았지만 면적이 142-300㎡인 중대형으로만 구성됐고, 이 지역에서 보기드문 주상복합 아파트였기 때문에 이 같이 저조한 청약률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GS건설은 지난달 부산 지역에서도 분양 참패를 맛봤다. 지난달 10-12일 청약접수한 부산 연제구 연산동 `연산 자이`는 일반공급 1469가구 모집에 1275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최근 분양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부산이라고는 해도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 수위권을 차지하는 `자이` 브랜드에 걸맞지 않는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같은 결과는 수요자들의 구매패턴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약자들은 브랜드 가치가 향후 집값에 반영되는 점도 고려하지만 그보다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지, 향후 전매가 가능해 환금성이 있는 지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청약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중견업체가 짓는 것이라도 싼 가격에 나오거나 입지가 뛰어난 곳에 지어진 아파트는 분양호조를 보이고 있다.
흥덕지구에서 시세보다 30%가량 싸게 분양한 호반 베르디움, 한국 아델리움 등은 소형 단지에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저가` 메리트를 기대한 청약자들이 붐볐다. 주택형 중 가장 낮은 청약가점 커트라인도 50점에 육박하는 수준이었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소비자들 사이에 값싼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단순히 브랜드에만 의존해 분양실적을 높이기는 힘들어졌다"며 "저가 전략이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는 일부 지적도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분양가를 낮추기도 하고, 입지나 향후 가치 등 실제 가치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도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