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마다 이같이 자유분방한 소녀의 옷차림을 선보이는 디자이너 송자인. 29일 만난 그 역시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소녀 느낌이었다. 그가 스타일링 하는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특별하다. 가수 김윤아와 영화배우 이나영. 때로는 펑키하게 때로는 한없이 여성스럽게 자신을 표현하는 그녀들. 드라마 ‘아일랜드’에서 이나영이 입었던 빨간 원피스는 지금까지 인터넷 상에서 떠돌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그는 올 여름을 강타할 옷들로 오버사이즈의 헐렁한 디자인을 꼽는다. 잘못 입으면 부스스∼자다 나온 아줌마처럼 성의 없어 보일 수 있는 패션. 그는 오버사이즈한 옷에 섬세한 레이스를 겹쳐입으라고 주문한다. “우선 아주 큰 티셔츠를 준비하세요. 아빠, 오빠, 아니면 남편 옷장이라도 뒤져서요.” 낡으면 낡을 수록 좋단다.
유행 컬러지만 막상 입기는 까다로운 화이트도 그의 말대로 편안하게 입어보자. 원피스나 정장에 도전하기 전에 내추럴한 면, 마 소재의 헐렁한 셔츠나 블라우스부터 시작해 보는 거다. 남자의 화이트 셔츠를 몇개 풀어서 원피스 같이 입어도 멋스럽다.
단 너무 멋부리고 싶은 욕구가 넘친 나머지 3층, 4층으로 겹겹이 입거나 포인트 컬러를 많이 쓰는 것은 반대다. “가끔 핑크 티셔츠, 핑크 구두, 핑크 가방을 든 여성을 보는데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어요.”
송자인 ‘울티모’로 유명한 디자이너 김동순씨의 딸. 2세 디자이너 답게 어릴 때부터 패션리더였다. 이대 조소과를 나와 뉴욕 파슨스 디자인 스쿨 패션 디자인과를 졸업했다. 현재 울티모에서 일하고 있다. 전형적인 B형답게 활달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고. A형 친구들을 못살게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건넨다. 고급스러운 명품 브랜드를 한국에 심은 어머니 뒤를 이어 우리나라 명품 디자이너로 길이 남고 싶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