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26일 `주가와 경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주가의 경우 90년대에는 선행지표로서의 유용성이 있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오히려 주가가 경기에 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호상 수석연구원은 "시차상관계수와 인과관계 검정을 통한 분석에 따르면 주가와 경기간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며 "이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이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04년3월부터 2005년10월까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하락세를 지속한 반면,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며 "이 기간중 주가는 31.5% 올랐지만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6% 하락했으며 이는 최근 주가상승에 경기외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분석결과에 따르면 1980년이후 전기간에 걸쳐 3~9개월 시차를 두고 경기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주가가 경기에 후행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2000년이후에는 3~12개월에 걸쳐 주가가 경기에 후행하는 정도가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현상은 외환위기 이전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던 개인투자자들이 경기회복 이후에야 주식투자를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외국인 투자자금도 일반적 상식과 달리 국내경기가 회복된 이후에 증시에 유입됐다"고 덧붙였다.
최 수석연구원은 "과거 주가상승기와 달리 수출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기업의 투자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업의 보수적 투자성향과 해외자본에 의한 적대적 인수합병 우려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가상승이 소비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2004년이후 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기대지수는 올해 3월과 4월을 제외하곤 기준치인 100미만을 기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의 주가상승은 거시경제 여건보다 국내증시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은 직접투자보다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수석연구원은 "최근 주가상승세를 하반기 들어 나타나고 있는 경기회복 징후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주가상승은 부의효과 등을 통해 소비자지갑을 열고 기업투자를 촉진해 경기상승세를 가속화시키고 이것이 다시 주가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아직도 기업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등 경기회복세를 낙관하기는 무리이므로 기업의 투자심리를 살릴 조치 등이 필요하다"며 "규제완화 가속화, 경영권 안정장치 마련, 부실기업의 회생 및 구조조정 병행 등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그는 "주가가 경기선행지표로서의 유용성을 가지도록 주식시장내 국내기관투자가 비중을 늘리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주식형펀드에 대한 세제혜택을 유지·확대하는 조치가 필요하고 부실펀드가 생기기 않도록 유도하는 한편 연금과 기금의 주식투자 한도도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