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제공] 당초 29일 상임운영위와 운영위를 거쳐 발표하려던 한나라당 비례대표 명단이 하루 늦춰져 30일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비례대표 명단 발표가 늦어진 데는 영입인사의 상위순번 배정을 두고 박근혜 대표뿐만 아니라 당내인사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비례대표 공천심사위(박세일 위원장)는 28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회의를 열고 김영숙(61) 서울 서래초등학교 교장을 비례대표 1번에 내정했으나 본인의 고사 등을 이유로 백지화했다.
박 대표 "호남 3석·당내인사 반드시 배려하겠다"
공천심사위측은 "심사위 차원에서 김 교장을 1번 후보로 내정했으나 김 교장이 고사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지만 이유는 다른 데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공천심사위가 일단 1번으로 내정한 뒤 김 교장과 한밤 상견례를 할 때 김 교장이 아들 소유의 고급 외제차를 몰고 나타나 "차떼기 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당의 노력과 배치된다는 점도 감안된 것"이라고 전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29일 오전 "제왕절개가 아닌 자연분만을 목표로 하고 있는 우리는 공천을 잘하기 위해 내일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며 "현재는 아무 것도 확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호남 3석은 반드시 관철하고 싶고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 당에 헌신한 당원 가운데 정말 열심히 일한 당원을 배려하겠다"고 말했다고 전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가 당내인사·호남출신에 대한 배려, 당의 상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물 선정 등을 강조한 점도 비례대표 명단 선정이 하루 늦춰진 이유 중 하나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어제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지난번 공천심사위가 약속한 여성 50%, 호남 3석, 현역 배제원칙은 반드시 지킬 것"이라며 "당을 위해 일하고 희생한 분들이 보람을 얻을 수 있는 공천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특히 호남 3석 배정약속은 당하고 관계없는 분들한테 주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피와 땀의 지분이 확실히 보장받도록 하겠다"고 당내인사에 대한 배려를 강조했다.
김애실 교수 비례대표 1번 거론... 영입인사 위주에 당내인사 반발
전 대변인이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김애실(58) 한국외대 경제학과 교수가 비례대표 1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국내 여성경제학 박사 1호"로 현재 한국여성경제학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안정권 순번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진 여성인사에는 방송인 박찬숙씨, 송영선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이영란 숙명여대 교수, 이계경 전 여성신문사 사장, 나경원 변호사, 이춘호 전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회장, 전여옥 대변인, 김금래 여성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박세일 공천심사위원장과 윤건영 연세대 교수, 이군현 한국교총 회장, 황인태 디지털대 부총장도 남성후보 상위순번에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몫으로는 공천섭 전북지부장과 안희석 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영입인사 위주의 비례대표 순번 배정에 대해 당내인사들의 반발이 거세 최종결과가 주목된다. 당초 외부인사에게 밀린 것으로 알려진 이병기·이종구·이성희 전 이회창 총재 특보, 최문휴 전 국회도서관장, 배용수 수석부대변인 등의 당내인사들이 안정권 순번에 다시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