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정명수특파원] 19일 월가에서는 모건스탠리의 스티브 갈브레이스가 여기저기서 회자됐다. 포트폴리오 전략가로서 명성이 높은 그가 채권 투자비중을 5%포인트 높였기 때문.
그가 쓴 보고서는 두 페이지 정도로 내용 자체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갈브레이스의 모델 포트폴리오라는 것도 주식, 채권, 현금으로 크게 잘라 놓은 것이 전부였다.
최초 그의 포트폴리오는 주식 70%, 채권 25%, 현금 5%였다. 그러나 주식과 채권가격이 동시에 오르자 2개월 전 포트폴리오는 주식 65%, 채권 20%, 현금 15%로 바뀌었다. 이것을 이번에 주식 65%, 채권 25%, 현금 10%으로 조정한 것이다.
갈브레이스가 생각하는 중립적 포트폴리오는 주식 65%, 채권 30%, 현금 5%다. 왜 이것이 중립적인지는 리포트에 나와 있지 않다.(다른 리포트에 자세하게 설명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조정된 포트폴리오와 중립적 포트폴리오를 비교해보면 채권은 여전히 `언더웨이트(underweight)`이고 주식은 `뉴트럴(neutral)`이다.
갈브레이스는 주가는 적정가격에 근접했고, 채권은 아직도 비싼 것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채권이 여전히 비싸지만 이번에 비중을 높인 것은 최근 금리 급등을 `전략적으로`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 장기국채를 사서 10년 동안 투자했다고 가정하고 그 수익률을 연율로 환산해보면 직전월보다 무려 100bp가 떨어졌다는 것.
한마디로 채권의 절대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의 투자 상대적으로 매력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갈브레이스는 그러나 주식 투자 수익률이 채권보다 높을 것이라는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의 채권투자 수익률이 `장기적`인 평균 수익률보다 50% 이상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갈브레이스는 주식시장이 지난 3년간의 베어마켓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채권 투자 수익률이 결국은 `평균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주식과 채권의 적정 가격, 장기 투자시 평균치를 산정한 기준은 아래와 같다. 이 그래프가 만들어진 정량적 설명은 리포트에 나와 있지 않았다.
"투자 수익률이 결국은 평균으로 돌아간다"는 입장에서 보면 지금 이 순간 채권은 고평가된 것이고, 주식은 적정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여기까지 그가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이유는 평범한 것이었다. 자신이 만든 모델에 따라 비싼 것은 비중을 줄이고, 싼 것은 비중을 늘리는 전형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이다.
갈브레이스 리포트의 백미는 마지막 부분에 있었다.
"금융 자산이 `평균으로 되돌아가는 성질이 있다`는 매우 강력한 역사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평균 레벨에 머물러 있는 것을 꺼려한다.(While financial assets have a very strong history of mean reverting, they rarely seem to stay at mean levels.)
이런 의미에서 장기채 수익률의 급등은 전혀 놀랍지 않다. 금리 급등을 오버슈팅이라고 볼 수도 없다.(In this sense, the stunning increase in long-term Treasury yields is not that surprising. Neither would an overshoot be.)
우리는 어떤 경우든 매도하려는 사람의 욕심과 매수하려는 사람의 공포 사이에 있다.(In any instance, we remain sellers of greed and buyers of fear.)"
두달전 채권수익률이 역사적 저점에 왔을 때 많은 사람들이 "금리가 더 떨어지기는 어렵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매도자의 욕심`은 듀레이션 축소를 어렵게 했다.
마찬가지로 금리가 단숨에 130bp나 오른 상황에서 `매수자의 공포`는 채권 비중을 다시 늘리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
갈브레이스는 지난해 머니마켓 매니저들이 뽑은 최우수 포트폴리오 전략가라고 한다. 그는 시장의 심리를 극적으로 읽어낼 줄 알았기 때문에 상을 받은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