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달 엎드려 자야"...싱가포르 강간미수 한국 남성, 태형 면한 이유

  • 등록 2024-09-11 오전 7:10:03

    수정 2024-09-11 오전 7:10:03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싱가포르에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일본 남성에 태형이 확정된 반면, 올해 5월 현지에서 같은 혐의를 받는 50대 한국 남성은 태형을 면했다.

싱가포르 태형 연출 장면 (사진=SNS)
지난 10일 아사히TV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2월 싱가포르에서 처음 만난 20대 여성이 만취하자 숙소로 데려가 성폭행하고 범행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혐의 받는 일본 남성 A(38)씨가 항소를 포기했다.

A씨는 지난 7월 싱가포르 법원에서 징역 17년 6개월과 태형 20대를 선고받았다. 일본인이 싱가포르에서 태형을 선고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트레이츠타임스와 CNA방송 등 싱가포르 매체에 따르면 지난 5월 13일엔 아파트 수영장에서 여성 주민에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한국 남성 조모(51) 씨가 징역 8년 4개월 반의 징역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조 씨는 사건 당시 국내 대기업 현지 법인에서 엔지니어로 근무 중이었고 단기 체류 비자로 싱가포르에 머물고 있었다.

싱가포르에서 강간미수죄는 최대 징역형과 벌금형, 태형 등을 받을 수 있다. 조 씨는 50세가 넘어 태형은 적용되지 않았다.

강간미수 외 공공 기물파손, 강도, 마약밀수 등 범죄를 저지른 16~50세 남성에 태형 선고를 필수로 규정한 싱가포르 당국은 태형이 강력 범죄를 억제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인권 단체는 분명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 변호인은 “실제 태형을 받은 사람의 말에 따르면 집행 후 꽤 큰 상처가 생겨 1~2개월 정도는 엎드려서 잠을 자야 한다더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4년 당시 19살이었던 미국인 마이클 페이가 싱가포르에서 자동차와 지하철 등 공공 기물을 파손한 행위로 기소돼 태형 6대를 선고받자,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형이 집행되기도 했다.

태형은 의사 입회 아래 범죄자가 엉덩이를 드러낸 채 형틀에 묶인 채 집행되며, 의사는 처벌받는 이의 상황에 따라 태형 중지를 결정할 수 있다. 집행 후엔 약을 바르는 등 처치 후 다시 감옥으로 보내진다.

태형 집행자는 교도관이 아닌 무술 유단자로, 길이 1.5m·직경 1.27cm 이하의 나무막대로 도움닫기를 하며 최대 시속 160㎞의 회초리질을 하기 때문에 한 대만 맞아도 신체 활동에 문제가 생길 정도의 위력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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