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화재 이틀 만에 모든 고로(용광로)를 정상 가동하기 시작했다.
| 지난 23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불이 나 주변으로 검은 연기가 퍼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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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24일 오전 2·3고로와 파이넥스 등 쇳물 생산 공장을 재가동하기 시작한 데 이어 4고로도 정상 가동했다. 4고로는 안전 사항을 점검하고 일부 설비를 교체한 뒤 이날 새벽 가동을 시작했다. 이로써 지난 2021년 노후화로 폐쇄한 1고로를 제외한 모든 고로가 화재 이후 정상 가동하기 시작한 셈이다.
포스코는 24일부터 고로 등의 가동 재개에 따라 제강 설비를 가동하기 시작했고 열과 압력을 가해 철을 가공하는 작업인 압연 설비도 차례대로 가동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내 변전소 8곳이 모두 정상 가동되면서 공장 전역에 전기가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23일 오전 7시쯤 선강지역 2고로 주변 전선에서 불이 나자 일부 생산 시설 가동을 중단했다. 포스코는 고로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에도 불이 붙어 폭발하는 것을 막고자 부생가스 사용도 막았다. 포스코는 부생가스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를 자체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제철소 내 부생가스 사용이 중단되자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정전이 발생했고 전체 고로인 2~4고로를 포함해 제철소 내 상당수 공장 가동은 일시 중단됐다. 설비 내 부생가스 압력이 높아지자 자동으로 방산이 이뤄지면서 일산화탄소 등을 제거하기 위한 연소 작업을 시행, 불꽃과 연기가 발생하기도 했다. 화재 진압과 잔불 정리엔 약 2시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화재 진압 이후 전력을 곧바로 재공급해 고로 운영이 중단된 시간이 5~6시간가량으로 길지 않아 빠르게 설비를 재가동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정전 발생 즉시 비상대책반을 가동했으며 공장별 실시간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현장 대응을 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정전에 따른 설비 피해는 없어 재가동엔 문제가 없고 제품 출하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정밀 현장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명확한 화재 원인을 밝혀 재발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피해 규모 산정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